김정일 위원장 이동경로

입력 2006-01-13 09:58:29

중국을 극비 방문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하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때 주로 이용한다는 특별열차가 10일 오전 6시30분(현지시간) 신의주 건너편인 단둥(丹東)에서 확인된 뒤 전세계 언론이 치열한 취재전쟁을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김 위원장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감지된 중국내 정보와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어렴풋이 그의 이동경로를 그려볼 수 있다. 그 경로는 이동수단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예전과 달리 특별열차가 아닌 전용기가 동원됐을 경우, 10일 오전 단둥에서 확인된 특별열차에 김 위원장이 타고 있었다고 전제할 때, 김 위원장은 선양(瀋陽)에서 전용기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목적지는 상하이(上海)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10일에 앞서 9일에 이미 상하이로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상하이 체류일정이 끝난 것은 대략 11일 오전으로 보인다. 또 푸둥(浦東) 지역에서 북한측 인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소식통의 전언을 볼 때 상하이에 온 김위원장이나 그의 수행원들이 상하이의 첨단 시설을 시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오후 한때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로 향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는 언론을 따돌리려는 연막으로 분석됐다. 김 위원장이 향한 곳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으로 알려졌다. 우한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11일 이 공항 계류장에서 중국 정치 지도자들이 지방출장 때 이용하는 7인승 비행기 '걸프 스트림'이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와 나란히 서있는 것이 목격됐다. 고려항공은 우한공항에 정기 또는 비정기 노선을 취항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인들의 전언에 의하면 우한의 둥후(東湖)관광지 부근 둥후호텔에김 위원장 일행으로 보이는 일단의 여행객들이 11일 투숙했고 황쥐(黃菊) 부총리의모습도 포착됐다. 황 부총리는 상하이(上海)시 당 서기로 있던 2001년 김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당시 그의 상하이 시찰을 안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동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현지인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12일 우한을 출발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의 동선(動線)이 확실치는 않으나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동향으로 볼때 더 남쪽인 광저우로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우한에서 목격됐다는 7인승 비행기의 의미는 각별하다. 중국 최고수뇌부의 배려로 김정일 위원장이 뭔가 '중대한 일정'을 소화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선양에서 확인된 열차의 동향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점으로 볼때 김 위원장 일행의 이동경로를 따라 특별열차가 미리 도착해있거나 뒤따라 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많은 수행원들을 대동했을 것으로 볼 때 열차는 가까운 거리의 이동시나심야에 김위원장과 그 일행이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 소식통은 "현재까지 드러난 이동경로가 확실하다면 비행기와 열차 등 운송수단이 다양하게 동원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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