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증
몸 곳곳에 돌이 생겨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크기도 작은 모래알에서 조약돌만한 돌덩어리까지 다양하다. 돌은 우리 몸 여러 곳에서 생긴다. 주로 발견되는 췌장, 요로뿐 아니라 위, 침샘, 눈의 결막에도 돌이 생긴다. 몸 속의 돌은 극심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타석증
구강내에 생기는 돌을 타석(sialolith)라고 한다. 타석은 주로 침샘 또는 도관(침이 분비되어 나오는 관)에 생긴다. 안면부에는 주요 침샘인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이 양측에 대칭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부가적으로 입천장이나 구강점막에 작은 침샘들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침의 90%는 귀밑샘과 턱밑샘에서 분비되고 5%는 혀밑샘, 나머지는 작은 침샘에서 나온다. 타액은 윤활제 작용뿐 아니라 점막보호기능, 지혈보조 및 소화기능 등을 수행한다. 타액이 부족할 경우 구강건조 등의 증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타액은 99% 이상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침샘에서 분비되는 침에 따라 성분 차이가 나며 개인 차이도 매우 크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분비되는 침의 양은 1~1.5ℓ 정도이다.
흔히 아동기에 경험하는 '볼치기' 혹은 '볼거리'라고 불리는 질환은 귀밑샘의 바이러스성 감염이 원인이다. 귀밑샘이 감염되면 볼이 팽창하는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그러나 타석증의 경우 이러한 감염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침이 침샘 또는 도관내에 머무르는 동안 석회화되어 딱딱하게 굳어져 돌처럼 변화되어 생긴다. 이러한 석회화는 침 성분에 존재하는 구강 미생물이나 점액충전물, 타액선의 상피 세포 주위로 칼슘염이 침착되어 형성된다.
타석증은 주로 턱밑샘과 귀밑샘에서 대부분 발견되는데 턱밑샘의 발현도가 더 높고 양측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남녀 구분없이 40세 이상의 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증상 및 치료
가장 흔한 증상은 턱밑이 식후에 부풀어오르면서 통증이 심해지거나 잠깐 부었다가 몇분 후에 가라앉는 것이다. 하지만 통증이 며칠간 지속돼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때도 있다. 볼거리와 비슷한 증상인 귀밑 부분과 앞부분이 부어 오르고 통증이 생기거나 구강내 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레몬주스같이 신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신맛을 느끼면 침샘에서 침이 많이 분비되는데 돌 때문에 관이 막혀 침이 잘 흘러나오지 못하기 때문. 생성된 돌의 크기가 작고 석회화가 덜 진행된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해 병이 발병한 것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으나 돌이 커지고 석회화가 더 진행되면 증상이 빈번하게 발현하게 된다.
침샘분비의 확인을 위한 탐침, 조영술, 구강내외 방사선촬영 및 CT 등을 이용한 정밀 방사선검사 등을 통해 병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돌의 크기에 따라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돌의 크기가 작고 도관 입구에 위치할 경우 구강내 절개를 통해 돌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돌이 크거나 타액선내 또는 도관 깊숙한 곳에 돌이 있으면 전신마취하에 구강외 절개를 통해 없애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침샘 전체를 제거해야 한다.
평상시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적당한 식사로 침의 점도가 증가하지 않도록 해 침이 정체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타석증의 증상은 일반 염증성 침샘 질환인 바이러스성 또는 박테리아성 감염, 타액선 낭종, 타액선 종양 등의 증상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조기 감별을 통해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백상흠 대구파티마병원 치과 부과장
사진: 1. 귀밑샘에 생긴 타석으로 침샘 부위가 부은 환자의 모습 2. 상당히 큰 타석이 턱 아래쪽에 생긴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