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DY탓 黨 욕먹어" 정동영 "GT개혁 허깨비"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 정동영(鄭東泳) 전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金槿泰) 전 복지부 장관이 전면전에 들어간 분위기다. 당으로 복귀하기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던 두 전직 장관이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하면서 '실전모드'로 전환한 뒤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 전직 장관은 지금껏 서로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지만, 이제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발언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선공'은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 전 장관으로부터 시작됐다.
김 전 장관은 지난 7일 계룡산 등반에서 "정치적 실용주의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를 지적하고 싶다"며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우리당이 표를 찾아서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하면서 소신을 잃었기 때문에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는 여권의 실용주의 노선을 대표하는 정 전 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전 장관은 또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과 가까운 분들이 주요당직을 2년간 순환해서 맡아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정 전 장관이 의장이 되는 것은 화장만 고치자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 측도 불쾌하다는 반응 속에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정 전 장관은 11일 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실용과 개혁 논쟁은 허깨비이고, 그것 때문에 당이 망가졌다"고 김 전 장관의 비판을 되받아쳤다. 또 "누구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당 지지율을 끌어내리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김 전 장관의 전공분야 격인 복지와 양극화해소 문제와 관련,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이고, 이것은 양극화 해소와도 관련돼 있다"며 김 전 장관을 자극하기도 했다. 상대방에 대한 두 전직 장관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의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전대 결과가 차기 대권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지 두 전직 장관의 경쟁이 조기에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자칫하면 승자나 패자나 모두 회복하기 힘든 '내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