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추방보다 수용에 초점 맞춰야"
유럽연합(EU)은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법무·내무장관 회의에서 불법이민자 혹은 망명 신청자들이 갑자기 몰려들 경우 대처할 수 있는 EU 차원의 '신속대응팀' 창설을 논의할 예정이다.
EU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작년 5월 이탈리아의 람페두사섬에 600여 명의 불법이민자들이 상륙한 데 이어 몰타와 같은 일부 회원국에서 난민 유입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EU 집행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관련 법령이 없는 상황에서 EU 역내로 불법 이민이 대량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통역자, 난민 문제 전문가, 심리치료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만들어놓고 있다가 회원국에 불법이민 혹은 난민이 유입했을 때 대응팀을 즉각 파견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기본구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몰타의 경우에는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1천800명의 불법 이민자가 도착했으나 문제를 처리할 만한 인력이 없어 EU에 인력파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의 프랑코 프라티니 법률·안전 담당 집행위원은 1월 말까지 신속대응팀 창설 문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U의 이런 구상에 대해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은 난민을 쫓아내는 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브뤼셀 주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의 디에드릭 크라머스는 "사건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국가들을 지원한다는 것은 좋은 착상"이라고 평가하면서 "난민을 더 잘 수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