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요구하는 우수 인재 키워내야"

입력 2006-01-12 10: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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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들 반응

대구권역 사립대의 '멀고 먼 특성화, 국제화' 보도(9일자 5면) 이후 졸업생들의 애정 어린 충고가 이어졌다. 수도권 대학과는 뭔가 다른 특성화 전략을 세우고 체중감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진태 경북관광개발공사 사장(계명대 경제학과 75학번)

서울에 있는 대학은 모두 '서울대'가 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우수학생 모집을 위한 특단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장학금 혜택을 대폭 늘리고 취업률 향상을 위해 학교가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

계명대가 처음에 신학, 철학, 교육, 영문, 음악, 미술 계통에서 출발했듯 인문·문화·예술 방면으로 특성화해야 한다. 일반 기업처럼 전체 학생의 5% 정도는 학교가 집적화해서 이끌면서 우수 인재로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계명대는 불투명하게 운영된 부분이 많았던 만큼 학내 분규도 많았다. 먼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움직이는 학교가 돼야 한다.

■김병준 변호사(계명대 사회학과 81학번)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전공 공부 외에 취업 공부는 학생들이 알아서 해야했다.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사회에 진출했을 때 전공이 아무 의미가 없어 보였다.

젊은 세대의 요구는 취업이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사회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법대 졸업생 중에 소장(訴狀)을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계명대는 오래전부터 장기발전계획을 세우고 2020년에는 20개 학문분야의 국내 10위권 진입을 위해 노력한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도시환경, 바이오산업 영역을 특성화하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서경희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대구가톨릭대 성악과 65학번)

60, 70년대 효성여대 음악과, 약학과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학생들은 자부심이 있었고 학구열도 대단했다. 요즘 그 불꽃이 사라졌다. 대학 발전은 학생, 교수, 직원의 앙상블로 이뤄져야 하는데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선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학교 명칭을 바꾼 후 3류대학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출신학교를 여전히 효성여대로 쓰는 동문들이 많다.

얼마 전 오페라축제에 갔더니 계명대 출신들밖에 없더라. 실제로 대가대 예술대 어느 학과에는 전임교수 중 본교 졸업생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 애정도 부족하다. 교과목도 천편일률이고 옛것만 하지 새것에 대한 적응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렇게 된 데는 학교 운영을 독단적으로 해온 것이 한몫했다. 학교 주체들의 프로의식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조무상 한의사(대구한의대 한의학과 81학번, 현 대구한의대총동창회장)

대구한의대는 예전보다 전체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대구지역 한의사 중 대구한의대 출신이 70% 정도다.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 대구한의대의 병원 규모가 학생들의 요구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재정이 넉넉지 못한 탓이겠지만 투자가 필요한 곳에는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

모임에 가면 한의학과 관련없는 학과들이 대거 생기면서 교육 내실화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우려가 많다.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한의학과 동떨어진 학부의 비중을 축소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학교 측은 외형적인 성장도 필요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한의학으로 특성화하고 한방 관련 전문학교가 돼야 한다. 몸집 부풀리기는 경쟁력이 없다. 한의학과 정원 120명도 많다. 교육과정이 도제식이다 보니 후배들이 의학이라는 숲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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