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행보가 오리무중이다. 중국 방문설이 나온 10일 이후 정확한 행선지와 여행 목적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로 인한 위기 탈출과 북한 경제 개혁 구상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다 11일 오전에는 외유 최종 목적지가 러시아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러시아는 물론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러시아 방문은 전통적 우호 관계인 양국과의 유대 강화로 미국'일본과 서방으로부터의 압력을 이겨 내려는 목적이 있다. 양국으로부터의 경제 지원도 절실한 형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경제 교역은 갈수록 늘어나고 군사'외교 분야에서의 두 나라 정책 방향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반도의 긴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중국'러시아의 한반도 균형 외교 자세는 우리의 외교적 과제다.
이런 점에서 두 나라를 향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정부가 소홀할 수 없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외국 나들이는 늘 베일에 가려졌다. 두 해 전 김 위원장의 방중 때는 일정이 언론에 노출돼도 중국은 그의 행적을 일절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중국 당국은 물론 현지 우리 대사관도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러시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북한과 중국'러시아의 보안벽에 막힌 탓인지 우리 정부 역시 깜깜할 만큼 어둡다. 드러난 형편으로는 김 위원장의 외유 목적은 고사하고 행선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북 관계에서 불가피한 '모르쇠'가 아니라 실제로 깜깜하다면 치명타다. 북한의 군사 무기 대부분이 러시아제인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극비 행보는 국민에게 쓸데없는 호기심과 불안감만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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