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8시 대구시내의 한 클럽, 포근한 통기타 반주와 함께 들려오는 낯익은 노래소리…. 10년 전 새벽 세상을 등진 가수 고 김광석 씨를 추모하는 미니콘서트가 열리는 현장이었다.
이날 특별한 조인트 공연을 펼친 지역 밴드 제임스와 아프리카가 록 버전으로 만든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서른 즈음에', '일어나'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거리문화신문 [안]의 안진희 대표는 이 콘서트가 "김광석 사망 10주기임에도 특별한 행사가 없는 것 같아 아쉬움에 부랴부랴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의 주요행사는 뒤이어 펼쳐진 '내가 부르는 김광석', 누구나 무대 앞으로 나가 김광석에 대한 자신만의 추억을 얘기하고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었다. 저마다 가슴에 품고 있던 추억의 보따리가 풀릴 때마다 사람들은 감동했고, 낯익은 노래엔 모두가 소리높여 따라불렀다.
오직 김광석과 그의 노래뿐이었음에도 30여 명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들의 '김광석 다시 부르기'는 예전 그가 살았고, 대구에 올 때마다 꼭 들렀다는 한 술집으로까지 계속 이어졌다.
다음카페 안의 '먼산'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통기타 반주로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며 서로 웃고 떠드는 자리가 너무나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석은 가고 없지만 그의 삶과 노래는 아직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숨쉬고 있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사진 : 행사 참석자들이 통기타 반주에 맞춰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