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초고층 붐'

입력 2006-01-11 10: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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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부동산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부동산 이야기' 난을 게재합니다. 현장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부동산 이야기'는 부동산 시세 흐름과 절세, 살기 좋은 건축물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게 됩니다.

필진은 최명환 건축사(정건사 대표)와 김영욱 대경대 부동산재테크과 교수, 이종해 세무사로 매주 교대로 칼럼을 싣게 됩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초고층' 붐이다.

한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우리는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를 많이 갖고 있는 국가 10위 안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도시국가인 홍콩이 단연 선두이고, 일찍이 초고층 건축물의 발생을 주도하였던 미국 뉴욕·시카고 등의 도시들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가 이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초고층 건물은 대다수가 이른바 주상복합 건물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 특이한 것은 일본만 해도 고층 주거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주상복합이 고급화되면서 초고층화에 대해 홍콩과 시카고처럼 매우 호의적이라는 것이다. 이제 일반 아파트조차도 30층을 넘어서고 있고, 고층 주거의 선호도는 아파트 주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인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환기와 소음, 프라이버시, 교통난 유발 등에 대한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고층 주거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첨단의 기술력이 제공하는 갖가지 편리함에 대한 일반인의 욕구가 웰빙에 못지않게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도심 환경 재정비와 지상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함에 따른 녹지 공간 확보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있다.

이러한 초고층 붐에 대구도 예외일 수 없다. 수성구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를 필두로 범어동의 우방 유쉘, 화성 파크리젠시 등 40층을 넘어 얼마전에는 54층 높이의 두산 위브 더 제니스까지 등장해 고층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모델하우스에 몰리게 하고 있다. 찬반 양론이 있지만 대구의 주상복합은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도심 외관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초고층 건물 시공 기술력과 엔지니어링의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그러나 고층 건물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와 함께 성능의 발전에 맞물린 적절한 기준의 발전이 수반되어야 이미 도래한 초고층 건축물이 갖고 있는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 도시는 어쩌면 우리의 가까운 현실일지도 모른다. 초고층 건축물의 경우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우리가 꿈꾸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책임도 그만큼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최명환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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