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 연구 倫理확립 계기로

입력 2006-01-10 11: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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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는 결국 "줄기세포의 실체는 없다"로 결론났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0일,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에 이어 2004년 논문도 조작됐으며, 줄기세포 확립을 위한 원천 기술도 사실상 없는 것으로 최종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그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도,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도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지난 7년 간 정부 지원 연구비 84억 원 중 8억 원의 사용처도 의혹을 사고 있다.

'혹시나' 하고 실낱 같은 기대나마 버리지 않았던 우리를 맥빠지게 만든다. 희대의 과학 스캔들에 쓴웃음만 날 판이다. 줄기세포가 난치병 환자의 치유는 물론 21세기 한국을 이끌 희망으로 한때 철석같이 믿었기에 그 상처가 깊을 수밖에 없다. 다만 줄기세포 기술이 배반포 단계까지 확립한 흔적이 있고, 스너피가 체세포 복제 개인 것으로 판정난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할까. 서울대 측 발표에 따라 검찰은 당장 10일부터 줄기세포 바꿔치기설, 난자 문제, 5만 달러 출처 등의 수사에 착수할 태세다.

이번 사건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신인도를 추락하게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신속하게 환부를 도려내는 과정을 통해 자정 능력이 있음을 충분히 보여준 것은 의미가 적잖다.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철저한 연구 윤리 및 검증 시스템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서울대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뜨거운 불 속을 거쳐야만 정금(精金)이 될 수 있다. 황우석 사태가 한국 생명과학에 새로운 발전의 모티브가 되기를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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