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T방식 시험대비 이렇게

입력 2006-01-10 10:26:12

유학 준비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토플(TOEFL: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시험의 응시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민족사관고 등 일부 고교가 입학 전형에서 토플 점수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는 데다, 상당수의 외국어고 입시에서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들까지 토플 시험에 매달리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토플에 출제되는 문제가 초·중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넘어서는 배경지식을 요구하고 있어 너무 이른 토플 준비가 바람직하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더구나 오는 5월부터 IBT(Internet Based Test)로 시험 형식이 전환되면서 혼란을 느끼는 학생들도 적잖다. 적절한 토플 활용법과 IBT 방식의 시험 대비 방법을 들어봤다.

▲초등학생은 기초 쌓기에 치중을

고교 입시를 위한 중학생들의 토플 응시가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토플 준비에 나서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언어는 경험학습을 통해 체득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론적으로 볼 때 배움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가능한 일찍부터 시작하면 좋으며, 보고 듣고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사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리하게 단계를 뛰어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토플의 경우 응시에 영어 실력이나 배경 지식 면에서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학생들이 조급하게 매달리다 보면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출제 지문이 대부분 학문적인 내용이다 보니 초등학생 수준에서 해석은 할 수 있어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너무 이른 시기에 토플을 접하다 보면 오히려 영어를 어렵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따라서 무리하게 토플 형태의 문제 풀이에 들어가기보다는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두는 것이 좋다. 문강명 문깡학원 원장은 "구어체로 말하고 듣는 능력만 충분히 키워놓는다면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단기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고교생 토플 준비는

새롭게 바뀌는 IBT 토플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영어'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토플 준비만 착실하게 해도 수능시험 외국어 영역 문제나 학교 영어 시험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특히 IBT에서는 말하기와 쓰기 실력까지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대학 입시에서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심층면접 대비에도 보탬이 된다.

윤 실장은 "IBT에서 요구하는 영어 실력을 갖춘다면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모든 영어 시험에 충분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며 "논술고사에서 영어 제시문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영어 심층면접에 대한 준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높은 토플 점수가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토플 성적만으로 특기자 전형을 실시하는 일부 대학이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토플에만 승부를 걸었다가는 오히려 해가 될 우려가 높다. 윤 실장은 "너무 토플 점수에 얽매이다가는 다른 과목 공부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으니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논리력 대비를

IBT 토플에서는 말하기(Speaking)과 쓰기(Writing)가 강화되면서 예전과 같은 문제풀이식의 공부법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다. 유창한 영어 표현력과 함께 논리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 주어진 지문을 읽거나 들은 뒤 이에 따른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라는 형태의 질문이 많아졌다.

문강명 원장은 "일단 기본적인 구어체 영어 문장에 익숙해진 학생이라면 많은 책을 통해 언어적 감각을 익히는 한편 논리성까지 함께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작은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하고 표현의 세련도를 높여가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귀와 입을 열어라

한국 학생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말하기 테스트. 점수만 높은 '벙어리'학생을 양산하지 않겠다는 토플 주관기관 ETC의 의도에 따라 말하기 시험이 추가되면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말하기다.이에 대해 윤 실장은 "일단 귀가 뚫려야 말하기가 가능해진다"며 "종전보다 좀 더 듣기에 치중한다면 이에 비례해 말하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원장 역시 문법을 공부하거나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공부방식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 테이프를 골라 반복학습을 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문 원장은 "듣기를 해 보고 받아쓰기를 하는 방식은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주기는 하지만 입을 열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문장을 듣고 같은 발음으로 따라 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면 문장이 자신의 것으로 체득되면서 듣기와 말하기, 쓰기 시험까지 종합적인 대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