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선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설득하고 있다. 거의 다 넘어왔다. 오늘 오전 10시까지 후보등록을 마칠 것이다."
9일 오전 8시께 기자가 전화로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에게 들은 말이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이날 낮 지역 일부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불과 4시간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의원은 '해량'을 구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입장 변화에 대해 "경솔했다"는 비판이 즉각 터져나왔다. 안 의원 '저격수'로 나서며 출마를 누구보다 반대했던 같은 당 임인배 의원은 "4시간 만에 뒤바뀐 결정이라….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직공했다.
안 의원은 이와 함께 원내대표와 겸직이 되지 않는 대구시당위원장직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샀다. 그는 17대 총선 이후 경선까지 치른 다른 시·도당과는 달리 대구 의원들 '배려'로 시당위원장을 연임했다. 일종의 특혜였던 셈이다. 그런 마당이라 불과 4시간 만에 번복할 원내대표 출마를 위해 시당위원장직을 염두에 두지 않은 그간의 행보에 대해 같은 의원들 시선이 고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안 의원은 이번 갈지자 행보로 지역 의원들한테서 인심도 잃었다는 후문이다. 의원들은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작다는 점 때문에 출마를 만류했지만 안 의원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속을 태웠다는 것. 지난주 안 의원이 마련한 대구의원 오찬에 절반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간접적인 불만 표시라는 얘기도 나왔다.
결국 안 의원이 출마의 변으로 준비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구국의 결단"(원내대표 경선 출마)은 지역과 지역 의원들 사이에 이래저래 개운치 않은 뒷맛만 남기고 공수표로 날아가게 됐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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