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총리 '의식회복 치료' 개시

입력 2006-01-09 10:07:52

의료진 "마취제 줄여 뇌손상 여부 확인…정계 복귀는 어려울 것"

3차례의 뇌수술 후 '인위적 혼수상태'에 있는 아리엘 샤론(77) 이스라엘 총리를 깨우는 치료가 9일부터 시도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하다사병원의 숄로모 모르 유세프 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5일의 첫 수술 이후 샤론 총리의 진정 상태를 유도하기 위해 투여해 온 마취제의 양을 9일 아침부터 점진적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취제 투여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깨우는 치료가 시작되면 샤론 총리의 신경기능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8일 아침의 컴퓨터 단층(CT) 촬영에서 뇌압과 혈압이 정상범위로 떨어지는 등 샤론 총리의 상태가 호전됐다는 신호들이 나타나 담당 의료진이 회의 끝에 그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샤론 총리의 병세에 특별한 이상이 생길 경우 9일 아침으로 예정된 깨우는 치료를 연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담당 의료진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샤론 총리가 생존 가능성이 높지만 뇌출혈로 야기되는 뇌손상 정도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르 유세프 원장은 "샤론 총리의 현 병세는 여전히 위중하지만 다소 호전돼 안정된 상태로 요약할 수 있다"며 깨우는 치료를 시작하면 샤론 총리의 뇌 손상 여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담당 의료진에 포함된 호세 코언 박사는 예루살렘 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샤론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는 없지만 말을 알아듣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 치료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익명의 의사도 "우리가 그를 소생시킨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업무를 재개하도록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의 이 같은 발언들은 샤론 총리가 회생하더라도 뇌손상에 따른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져 정계 복귀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샤론 총리의 신당인 카디마당에 합류키로 했다가 샤론 총리의 유고 후 이탈 가능성이 거론됐던 시몬 페레스 전 노동당수가 이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에 대한 지지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페레스는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올메르트를 총리대행으로 지명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페레스는 지난 5일 샤론 총리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올메르트 총리 대행 중심으로 정부와 카디마당이 급속 재편되는 상황에서 올메르트 체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아 일각에서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페레스가 올메르트 총리대행 지지 대열에 동참함에 따라 의료진이 샤론 총리의 업무 복귀 불가 판정을 내리면 올메르트 총리 대행이 오는 3월 총선을 관리할 임시총리직를 맡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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