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영남대·대구대' 보도 이후 두 대학의 위상 추락을 우려하는 지역인사, 졸업생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관선이사 체제를 벗어나 선택과 집중으로 대학 경쟁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장병조 삼성전자 구미 공장장(영남대 행정학과 71학번)=대학은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학생이 곧 고객인 셈이다. 총장, 교수는 바로 이 고객을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한다. 그런 대학내에서 총장 선거를 둘러싸고 사분오열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학생들의 실력을 길러주고 보다 좋은 면학 여건을 갖추기 위해 애써야 한다.
관선이사 체제도 끝나야 한다. 사학은 주인있는 학교다. 주인(재단)에게 학교를 돌려주고 정부는 학교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만 감시하면 된다. 지난 해 구미 삼성전자에서는 신입사원 540명중 340명을 지방대생으로 채웠다. 그런데 요즘 배출되는 모교 후배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자신감과 패기가 결여된 것 같아 안타깝다. 지식사회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전재희 한나라당 국회의원(영남대 행정학과 68학번)=앞으로의 대학 교육은 졸업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 어느 대학의 경우 제자들의 취업 등 만족도가 떨어질 경우 사직할 각오까지 해야 한다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교수님들도 자신의 제자들이 사회가 필요로하는 일꾼이 될 수 있도록 학생 관리에 심혈을 쏟아야 한다.
요즘 지방대학들이 국·사립을 떠나서 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모든 것을 잘 하려고 하다보니 힘든 것이다. 이 학과, 이 전공은 영남대가 전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특화전략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찾지 않는 학과는 문을 닫아야 한다면 그럴 수 있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영남대는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다.
▲최한선 남도대학 교수 (대구대 국어교육과 79학번)=사립대학에서 10여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고 싶다. 우리나라 대학의 미충원 사태 원인은 한 마디로 대학 입학정원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대구대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식으로 과만 늘려서 무슨 경쟁력이 있겠는가.
다행히 대구대는 '재활과학대' '특수교육'이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실버 세대를 겨냥한 평생교육 과정을 덧붙인 '평생특수교육'으로 학교의 발전방향을 잡는다면 어떨까. 대구대의 위상은 70, 80년대 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종합대학으로 자리잡았다는 현실에 안주한다면 대학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강성호 시의원(대구대 사회학과 85학번)=대구대는 지역 대학 가운데서는 비교적 상당한 개혁을 이룬 학교로 평가하고 싶다. 내가 총학생 회장직을 맡은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학내 열의가 대단했다. 특히 윤덕홍 전임 총장이 학교를 맡는 동안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의 바람들이 최근들어 주춤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대학 본부와 관선이사들이 구 재단의 복귀 움직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직 늦지 않다. 재활과학대, 사범대는 전국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회복지학과, 사회학과 등도 뒤지지 않는다. 대학 구조조정은 인력을 줄이고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본래의 개혁노선을 되찾았으면 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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