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사업 종료…현장에 455억원 상당 자재·장비 남아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 경수로(신포경수로) 부지에 시설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 있던 한국과 미국 인력이 모두 철수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간에 1995년 12월 경수로공급협정이 체결된 지 10년여, 1997년 8월 공사가 시작된 지 8년4개월여 만에 신포 경수로 사업이 사실상 완전 종료됐다.
8일 통일부에 따르면 신포경수로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 있던 한국인과 미국인 등 모두 57명은 이날 오전 10시50분 대아고속해운 소속 선박인 '한겨레'호를 타고 현장을 떠나 오후 2시 20분께 강원도 속초로 귀환했다.
철수한 인력은 KEDO 금호사무소(KOK) 소속 미국인 1명을 포함해 5명의 KEDO 대표와 한전 관계자, 시공단 관리인력, 시설유지 관리업체 직원 등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있던 '최소한'의 인력으로, 이들이 철수함에 따라 경수로 현장에는 KEDO와 한국 측 관계자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게 됐다.
인력 완전 철수는 지난해 7월 우리 정부의 200만kW의 대북 송전계획인 이른바'중대제안' 발표와 같은 해 11월 KEDO 이사회의 경수로 사업 종료 합의에 따른 것으로, 북측의 동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신포경수로 사업이 2003년 말부터 '일시중단' 상태로 KEDO 이사국인 미국과 일본이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의지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이 같은 양측의 입장과 북측의 경수로 사업에 대한 집착을 절충, 북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중대제안'을 발표했다.
KEDO 측은 2002년 하반기에 불거진 제2차 북핵 위기를 계기로 이듬해 12월 경수로 사업을 '일시중단'하기로 결정한 이후 한때 최대 1천500여 명에 달했던 현장인력을 줄여왔으며 작년 중반 120여 명이었던 인력도 12월에는 절반인 57명으로 줄였다.
그러나 93대의 중장비와 190대의 일반 차량, 그리고 공사자재 등 455억 원 상당의 장비와 자재는 북한 측의 반출 반대로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미국으로 구성된 KEDO 이사국들은 현장 인원 철수에 이어 장비를 포함한 기자재와 사업 청산에 따르는 법적·재정적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한전은 경수로 사업 청산 비용이 대략 1억5천만∼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신포경수로 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총 15억6천200만 달러며, 이 가운데 우리가 11억3천700만 달러, 일본이 4억700만 달러를 각각 부담했다. EU가 나머지를 부담했고 미국은 사업비는 부담하지 않는 대신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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