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스위스 월드컵대회에서 브라질의 4-2-4전형이 맹위를 떨치자 다른 나라들도 대응에 나섰는데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빗장) 수비를 창안했다. 이는 원래 두 명의 풀백 뒤에 한 명의 수비를 더 두는 스위스의 '베로우(스위스 볼트) 시스템'을 발전시킨 것으로 세 명의 수비 뒤에 한 명의 수비를 더 두는 시스템이다.이 최종 수비수는 스위퍼(sweeper:빗자루)로 불리며 수비망을 뚫고 들어오는 공을 빗자루처럼 쓸어내는데 상대 센터포워드의 침투를 이중으로 막아내는 전술이다.
1974년 서독 월드컵대회에서 서독은 수비만 전담하던 스위퍼의 활동 반경을 최대한 넓혀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도록 하는 '리베로(Libero)'를 도입했다. 걸출한 프란츠 베켄바워가 리베로로 나서 서독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리베로 역시 서독에서 창안된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인터 밀란의 헬레니오 헤레라 감독이 만든 것으로 서독 팀은 이를 더욱 발전시켰다.
1974년 월드컵 대회는 또 네덜란드가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토탈 사커를 선보여 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다.공을 갖지 않은 선수들도 빠른 이동으로 공간을 만들었고 공격하다가 공을 빼앗기면 서너명의 공격수들이 둘러싸면서 공을 다시 빼앗거나 상대 공격 속도를 늦추며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오늘날 축구에는 토탈 사커의 숨결이 스며 있다.
86년 월드컵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와 90년 월드컵대회 우승국 서독은 허리를 한층 강화한 3-5-2전형으로 '압박 축구'를 선보였다. 공이 움직이는 공간내에 공격진과 수비진의 거리를 최대한 좁혀 허리 진영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미드필더 중 한 명은 스리 백 앞에서 서서 1차 저지선 역할을 맡는다.
골키퍼에게 백 패스 금지 규정이 적용되기 시작한 1994년 미국 월드컵대회에서 브라질은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수비의 중요성이 커지자 수비를 한 명 더 늘리면서 윙백에게 공격 가담 역할을 맡긴 4-4-2전형을 들고 나와 우승했다.이 전형은 현재까지 10년 넘게 세계 축구의 주류로 인정받고 있다. 98년 월드컵대회에서 우승국 프랑스는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4-4-2를 변형한 4-3-1-2, 일명 '크리스마스 트리' 전형을 선보이기도 했다.
축구 전술의 변화에 따라 축구 강국들은 나름대로의 축구 형태와 그에 맞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탈리아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결정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를 두고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축구를 주로 하며 네덜란드 축구는 강한 수비와 화려한 공격이 조화를 이루게 됐다. 잉글랜드는 단순한 '킥 앤드 러시'전술을 오랫동안 고수하다 부진하자 축구 스타일을 바꾸게 됐다. 브라질은 개인기와 함께 순간적인 스피드를 살리는 특징을 살리면서 유럽의 스피드와 체력을 가미해오고 있다.
1970년대 이후로 축구 전형은 10년 주기로 유행이 바뀌어 왔다. 2006독일월드컵은 10년 주기에 해당하는 시기여서 새롭고 창의적인 전술이 나타날지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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