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메카' 경주, 초교생만 북적

입력 2006-01-06 10:41:21

경주를 찾는 학생 수학여행단의 각종 문화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아예 경주를 선택하지 않는 데다 그나마 찾는 수학여행단도 과거 중·고교 중심에서 초교 중심으로 바뀌었고 숙박의 경우 대형 여관이나 유스호스텔보다는 콘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권도 위축돼 급격한 쇠퇴기를 맞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수학여행단 연령대가 10년 전만 하더라도 주로 90% 이상이 중·고생이었으나 2000년을 기준으로 바뀌기 시작해 2004년에는 초교생이 90%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서울 소재 고교의 경우 10% 정도만 경주를 수학여행지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주보다는 제주도나 동남아 등지를 수학여행지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

경주시 관광홍보과 정순직 담당은 "경제 수준이 높아진 것이 주된 요인이며 중·고교생들은 주로 당일 일정으로 문화고적답사를 위해 경주를 찾고 있다"며 "수도·충청권은 경주를, 영·호남권은 설악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주숙박업계에 따르면 종래는 모든 수학 여행단이 대형 여관이나 유스호스텔을 찾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콘도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9년 청소년 단체의 경우 콘도에서도 유치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가속화돼 지난해의 경우 보문단지와 불국사 인근의 대형 콘도 7개 업체들이 경주를 방문한 연간 수학여행단 9만여 명 가운데 7만5천 명가량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ㅇ콘도의 한 관계자는 "콘도는 장급 여관에 비해 시설도 좋고, 숙박비 등이 10%밖에 비싸지 않아 인기가 있다"며 "반면 상당수의 여관들이 심한 영업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학여행단의 변화는 상권에도 영향을 미쳐 경주 시내 인근 기념품점과 음식점이 쇠퇴했고, 이를 대체했던 불국사와 보문단지 인근 상권도 수학여행단이 초교생 위주로 바뀐 2000년대 이후 시장 규모가 크게 위축됐다. 경주·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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