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두줄타기'
대구·경북지역 상당수 광역의원들이 5·31 지방선거에서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 자리를 대거 공략할 태세다. 또 일부 광역의원들은 일단 기초단체장 후보로 자신을 '띄운' 뒤 공천이 여의치 않으면 광역의원으로 다시 U턴할 속셈이어서 광역의원 후보인지, 기초단체장 후보인지 모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대구시의원 27명 가운데 지금까지 기초단체장 출마의사를 지닌 것으로 자천타천 거명되는 사람은 줄잡아 20명에 이른다.이 가운데 김선명(중구)·류규하(중구) 시의원은 중구청장에, 김충환(북구) 시의원은 북구청장에, 김재룡(비례대표) 시의원은 달서구청장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강황(서구) 시의회 의장과 박성태(달성군) 부의장은 출마의사를 공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각각 서구청장과 달성군수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또 무소속 강성호(서구) 시의원은 서구청장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고, 열린우리당 김형준(비례대표) 시의원도 달서구청장 출마에 관심을 갖고 있다.이와 함께 김화자(중구), 류승백(동구), 김재우(수성구), 도이환·손명숙·최문찬(이상 달서구)·정태일(달성군) 시의원 등 10여 명도 기초단체장 출마와 시의원 재출마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에서도 도의원 57명 중 절반가량이 자신의 출신지역 단체장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김석호(구미)·방대선(성주)·박승학(청송) 도의원 등이 시장·군수 출마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또 김순견·손규삼(이상 포항), 정보호(구미), 김응규·김정기(이상 김천), 이정백(상주), 신영호·안순덕(이상 의성), 김희문(봉화), 이호근(영양) 도의원 등도 지역구 기초단체장을 노리거나, 기초단체장과 도의원 재출마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광역의원들이 기초단체장에 높은 관심을 쏟는 것과 관련, 대구시의회의 한 의원은 "광역의원 의정 경험을 최대한 살려 지역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갖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의회의 한 의원도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역할이 구분돼 있지만, 광역의원을 하다 보면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체장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며 "자치단체를 직접 경영해 주민들 삶의 질을 개선시켜보겠다는 의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단체장 공천이 여의치 않을 경우 광역의원 쪽으로 다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이 때문에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단체장 출마희망자 명단에 올려 '몸값'과 '인지도'를 높여서 손쉽게 광역의원 공천을 받기 위해 '기초단체장 출마설'을 의도적으로 흘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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