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은 정말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11월경 수성문화원을 출범시키고 잇따라 크고 작은 문화 행사를 치르느라 몸과 마음이 바빴던 시간들이었다. 새해를 맞아 잠시 숨을 고르고 문화원의 올 한 해를 설계하는 자리에서, 이 시대에 문화란 과연 무엇일까를 다시 고민해 본다.
혹자는 세상에서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문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문화는 그것을 정의하려는 사람 숫자만큼이나 많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문화란 용어를 접목시켜 정의 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문화는 삶 그 자체가 된 듯하다. 결국 문화는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은 그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예전의 어려웠던 시절에는 대부분 문화와는 먼 삶을 살아왔다. 나 자신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문화 생활은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때 주위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교우들을 보면 무척 아름답게 보였고, 막연한 동경심도 생겼던 기억이 있다. 그런 인연에서 비롯됐는지는 몰라도 문화원이란 단체를 만들고 보니 우리의 삶에 바탕을 둔 좋은 문화 활동을 펼쳐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
문화란 어떻게 보면 거창하고 고상한 것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막연하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문화란 우리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삶과 밀접한 것에서 문화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를 통해 정신적인 성장과 더불어 삶이 더욱 윤택해진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크고 화려한 문화도 좋지만 그 지역의 전통성을 살리고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생명력 있는 함께 나누는 생활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면 삶이 곧 문화가 되지 않을까.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생활 속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우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해 본다. 나비의 얇은 날갯짓처럼,
류형우(수성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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