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병-(8)좌심형성부전증후군

입력 2006-01-05 10:37:44

제때 치료 않으면 생후 1주일내 숨져

좌심형성부전증후군은 승모판(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판으로 좌심실이 수축할 때 대동맥혈이 심방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의 심한 협착이나 폐쇄, 대동맥 판막의 심한 협착이나 폐쇄가 동반되어 좌심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져 있는 선천성 심장 질환이다. 서양에서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의 약 1~3%에서 발견되며 선천성 심장병으로 인한 신생아기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다. 국내에서의 발병 빈도는 서양에 비해서 낮으며 남자 아이에게서 더 흔하게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좌심실은 혈액을 전신으로 순환시키고 우심실은 혈액을 폐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좌심형성부전증후군 환자의 경우 좌심실이 역할을 하지 못해 우심실이 좌심실 일까지 떠안게 된다. 우심실이 부가적으로 떠맡은 전신순환 기능을 함께 해내기 위해서는 '동맥관'이라는 혈관을 이용하게 된다. 동맥관이란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연결된 혈관으로 출생 후 아기가 숨을 쉬기 시작하면 저절로 수축하여 좁아지게 된다. 동맥관이 막히면 좌심형성부전증후군 환자는 피가 전신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혈관이 막히는 셈이다.

출생 전 태아 상태에서는 동맥관이 크게 열려 있어 체순환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출생시 체중과 발육이 정상이다. 또 출생 직후 얼마 동안에도 동맥관이 비교적 크게 열려 있어 약한 청색증 이외에는 별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출생 후 짧게는 수 시간에서 며칠(길어야 1주일) 이내에 동맥관이 막히면서 증상이 급작스럽게 나타난다. 동맥관이 막혀서 체순환이 유지되지 않게 되면 창백해지고 심한 호흡 곤란, 구토, 끙끙거림, 축 늘어짐, 소변량 감소, 수유 곤란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제때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부분 생후 1주일 이내에 심한 심부전, 폐부종, 저심박출량, 급성 신부전 등으로 죽게 된다.

◆진단 및 치료

진찰 소견, 심전도 및 흉부 방사선 검사로는 다른 선천성 심장 기형과의 정확한 구별이 어렵다. 전문가의 심장초음파로 비교적 간단하고 손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선천성 심장 기형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수술 전 치료와 수술 치료로 크게 나뉘어진다. 수술 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맥관을 열어 체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E1)이라는 약물을 주사하는 일이다. 동시에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도와주거나 강심제나 이뇨제 등의 약물 치료 및 적절한 체온 유지, 혈당 농도, 전해질 농도, 혈색소 농도 등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일반적인 치료도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보통 3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신생아기 첫 단계에는 우심실 혈류가 상행 대동맥과 관상동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게 상행 대동맥을 크게 만들어 주고 폐동맥을 분리해주는 노우드(Norwood) 수술을 한다. 이어 6개월 이후 상대정맥을 우폐동맥에 연결시켜주는 양 방향성 상대정맥-폐동맥 단락 수술을 시행한 뒤 2, 3세쯤에 하대정맥을 폐동맥으로 연결해 주는 수술을 마지막으로 하게 된다. 수술 성적은 수술 기관에 따라 다르나 보통 노우드 수술의 사망률은 35% 정도, 두 번째 단계 수술의 사망률은 5% 이하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노우드 수술의 위험은 매우 높으며 이 수술에 성공하더라도 3단계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칠 가능성이 50% 정도여서 외국의 일부 병원에서는 노우드 수술 대신 처음부터 심장 이식을 하기도 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 이영환 영남대학교의료원 소아과 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