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뇌부 대규모 연쇄이동 예고

입력 2006-01-05 09:40:38

치안정감 전원교체 등 대폭 물갈이 불가피

공석이던 경찰청장에 이택순 경기경찰청장이 내정됨에 따라 머지않아 대규모 후속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치안정감 네 자리 중 이기묵 전 서울경찰청장이 시위농민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데 이어 경기경찰청장이 경찰청장(치안총감)에 내정됨으로써 치안정감이 모두 바뀔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관행에 비춰볼 때 1948년생인 강영규 경찰대학장은 곧 있을 고위간부 인사에서 용퇴할 것으로 보이며,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였던 최광식 경찰청 차장도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최 차장은 차기 해양경찰청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경찰청장에는 어청수 부산경찰청장과 박영진 경남경찰청장이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치안감급 4명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하고 이 여파로 적어도 경무관 6명 이상, 많게는 10여 명이 치안감으로 연쇄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안감 정원이 21명인데 현 인원은 19명이며 4명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하고 연령정년이나 계급정년 등으로 옷을 벗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승진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7월이면 현재 경무관이 맡고 있는 경찰청 생활안전국장과 외사관리관이 치안감 자리로 승격되는 점도 고위간부 인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치안감급 이상 고위간부의 연쇄승진과 용퇴에 따라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정원 41명) 승진자 수도 당초 예상 숫자인 12명을 넘어 15명 안팎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승진과 전보 인사가 이뤄지면서 수뇌부의 대폭 물갈이가 이뤄지면 경찰은 새 진용으로 지방선거를 비롯해 올해 예정된 굵직굵직한 현안처리에 나서게 된다.

경찰은 경정급 이하 승진인사 등은 신임 청장 취임 전에라도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보직 변경 등은 고위간부 인사에 따른 유동성이 커 극히 제한적으로만 실시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허준영 전 청장 퇴임의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은 데다 신임청장이 취임하지 않아 인사구도를 점치기는 이르다"며 "이 내정자가 취임하려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취임까지는 최소한 20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