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간선거 앞둔 '로비 제왕' 스캔들…워싱턴 정가 '지각변동\
미국 정가에 잭 아브라모프발(發) 쓰나미가 거세게 불어닥칠 조짐이다. 향후 미 정가 판도를 가름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온 '로비계의 제왕' 아브라모프의 로비 스캔들 파문은 의회 등 미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NBC 방송과 AP 통신 등 미 언론들은 4일 "아브라모프의 로비공세의 집중 타깃이 된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결정타를 입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까지 아브라모프 로비사건에 관련된 의원 및 보좌관들은 거물 정치인 딜레이 하원 공화당 전 원내대표를 포함, 줄잡아 20여 명에 이르고, 공무원들도 상당수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브라모프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대접받지 않은 의원들도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이 이번 아브라모프 스캔들을 계기로 '부패한 정치권을 완전 물갈이하자'는 심리가 극단적으로 표출될 경우 이들도 본의아니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화당 자문위원인 리치 갤런은 "아브라모프 로비사건과 무관한 의원들도 이번 중간선거에서 5, 6%의 지지도 하락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년래 최대의 의회 부패 스캔들로 지적받는 이번 사건은 특히 지난 1992년 주택금융 스캔들로 무려 77명의 현역 의원들이 은퇴하거나 추방당한 스캔들과 유사한 메가톤급 파장을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갤런은 "피의 냄새가 조금씩 배어나오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버지니아대학 정치학 교수 래리 새버토는 "상당수 의원들은 안도할지도 모르지만 쓰나미 앞에서는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새버토 교수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올 초반부터 이라크전과 경제문제에다 로비스캔들까지 겹치면서 워싱턴 정가에 쓰나미가 몰아닥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것이 바로 현역 의원들이 모두 우려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은 특히 지난 1994년 이후 11년간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해온 공화당에게는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하원에서 11년간 유지해온 공화당의 우월적 독점체제가 깨질 공산이 크다는 데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미국민들이 느끼는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부패 체감지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아브라모프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정치지형이 어떤 쪽으로 변화할지 현재로선 예단키 힘든 상황이다.
AP통신과 입소스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민들 88%가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아주 심각하다고 답변한 응답자도 51%에 달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부패 스캔들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볼 대상으로 스캔들 연루 의원들과 공화당, 톰 딜레이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데니스 해스터트 공화당하원 의장, 조지 부시 대통령과 칼 로브 정치고문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으로 차제에 개혁과 혁신을 주창하는 '제3의 신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 제3당의 간판 인물로는 여러 정치인이 거명되고 있지만 현재 공화당 차기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부패 청산' '클린 정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제3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에서도 동조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부시 행정부와 말이 잘 통하는 민주당의 존 리버맨 상원의원이 우선적으로 거명된다.
'매케인-리버맨'을 대표주자로 하는 새 정당이 창당될 경우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사령관(국방)과 민주당의 러셀 페인골드 상원의원(법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국무장관) 등을 그림자 내각으로 선임, 2008대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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