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새 드라마 '봇물'

시청률 만회 비장의 카드

새해 벽두부터 안방극장이 흥미진진해진다. 지상파 방송3사가 케이블방송에조차 점점 밀리는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잇따라 내놓기 때문. 새 드라마는 모두 7편. 역사대하물에서 판타지, 여성드라마, 리메이크작 등 유례 없이 다양한 색깔의 드라마들이다. 드라마 팬들의 입맛에 맞는 새 드라마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주말특별기획드라마=주말 오후 9시30분 이후 시간대. 중장년층이 즐겨보는 시간대여서 묵직한 역사드라마들이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MBC 대하극 '신돈'에 맞서 새 드라마 역시 대하드라마와 1980년대 히트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 포진하고 있다.

KBS가 7일부터 방영하는 '서울 1945'는 '불멸의 이순신' 이후 다시 한번 대하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작이다. 일제강점기 1930년대부터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는 날까지 한반도와 러시아를 오가는 네 남녀가 이데올로기와 사랑 때문에 엇갈리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한은정, 소유진, 김호진, 류수영 등 젊은 연기자와 실력파 중견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맛볼 수 있다.

SBS는 21일부터 시청률 제조기라는 별명을 달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동명 히트작 '사랑과 야망'을 재탄생시킨다. 조민기, 이훈, 한고은, 이승연, 추상미 등으로 바뀐 출연진들의 연기를 과거 '사랑과 야망'과 비교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월화드라마=절대강자가 없는 월화드라마 경쟁은 치열한 3파전 구도로 전개될 듯. 터줏대감 SBS의 '서동요'에 MBC '늑대'(16일)와 KBS '안녕하세요 하느님'(9일)이 맞불을 놓는다.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늑대'는 문정혁(에릭), 엄태웅, 한지민 등을 내세워 정통 멜로물이다. 가난하지만 야망에 불타는 늑대 에릭과 국회의원 아들로 모든 것을 가진 늑대 엄태웅이 백혈병에 걸린 재벌가의 딸을 놓고 사랑대결을 펼친다.

한 주 앞서 전파를 타는 '안녕하세요 하느님'은 신예 김옥빈, 유건 등 가능성 있는 신선한 연기를 펼친다. IQ 65에 정신연령 7세인 27살 남자 하루(유건)가 사랑을 위해 뇌수술을 하고 천재로 거듭나며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를 다룬다.

#수목드라마=20, 30대를 주 시청층으로 하는 트렌디 드라마 SBS '마이걸' 과 중년층을 아우르는 시대극 KBS2 '황금사과'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0,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화 같은 드라마 '궁'이 도전장을 내민다.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 폭은 넓어졌지만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이 벌어질 공산도 크다.

'궁'은 우리나라에 입헌군주제를 가정하고 펼쳐나가는 이색적 드라마. 17세 채경(윤은혜)이 왕세자 신(주지훈)과 결혼하면서 겪는 해프닝과 왕위쟁탈전을 그린다. 원작 만화가 워낙 인기가 뜨거웠던 만큼 원작의 인기를 고스란히 안고 갈지가 관심사다.

#주말·일일연속극=전통적으로 KBS와 MBC가 뜨거운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말 오후 8시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풀어놓고 있는 MBC '결혼합시다'에 KBS '인생이여 고마워요'(7일)가 주부팬들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유호정이 주인공인 '인생이여 고마워요'는 자녀를 둔 직장여성이 갑자기 암 선고를 받고 이 일을 계기로 첫 사랑과의 재회, 삶과 죽음 등의 갈등을 다룬다. 얼핏 '장밋빛 인생'을 연상시키는 설정으로 비치기도 한다.

천천히 끓어오르며 한 번 오른 열기는 좀체 식지 않는 게 일일연속극의 특징. 선발주자 KBS1 '별난여자 별난남자'를 후발주자 MBC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2일)가 따라잡아야 하는 형국.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철부지 여고생 서은민(이영아)이 가난한 법대생 태경(홍경민)을 만나 집안의 반대에 맞서 결혼하는 과정과 이후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백일섭, 박원숙, 정혜선, 선우용녀 등 중견배우들의 코믹연기가 곁들여진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사진=MBC 월화드라마 '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