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비 왕' 아브라모프 有罪 인정

입력 2006-01-04 09:29:51

현역의원·보좌관 20여명으로 수사 확대

'로비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워싱턴의 유명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가 3일 법무부의 광범위한 로비 스캔들 조사 노력에 협조, 공모와 탈세, 우편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앞서 아브라모프는 플로리다주로부터 받고 있는 형사상 혐의 6건 가운데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받기로 연방검찰 측과 합의했다고 변호인 측이 밝혔다.

아브라모프는 그러나 유죄가 확정될 경우 3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운명에 놓여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브라모프는 하원 의원들에게 선물을 무료로 증정하고, 조건부로 일정액을 기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아브라모프와 관련돼 조사를 받고 있는 의원 및 의원 보좌관들은 최대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했다. 아브라모프 로비 스캔들을 조사중인 법무부 수사팀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인 거물 정치인 톰 딜레이 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텍사스)를 비롯해 봅 네이(오하이오), 존 둘리틀(캘리포니아) 하원 의원, 콘래드 번스 상원의원(몬태나) 등을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망을 압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원 행정위원장인 봅 네이(오하이오) 의원의 경우 아프라모프 고객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조건으로 대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딜레이 의원의 전 측근은 이미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아브라모프는 또 워싱턴의 대의회 로비과정에서 이뤄진 잠재적 부패행위 혐의에 대해서도 미 사법당국과 협력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그의 변호사 닐 소네트가 전했다. 아브라모프와 그의 사업 파트너 마이클 스캔론은 인디언 부족들로부터 카지노및 도박 등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8천만 달러(6천700만 유로)를 받아 의원들에게 공개적인 입법지원 활동을 대가로 여행 주선, 선물 제공, 정치자금 기부 등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대인인 아브라모프는 보수층과 공화당에 두터운 인맥을 구축하고 있고, 가봉공화국의 엘 하지 오마르 봉고 대통령, 미 루이지애나주의 인디언 쿠샤타족(族), 자이르의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 전 대통령이 그의 고객이었을 정도로 유명한 로비스트였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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