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된 민속씨름 신창 선수들 어떻게 되나

입력 2006-01-03 08:12:44

신창건설 씨름단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소속 선수들의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9년 창단된 신창건설 씨름단은 한국씨름연맹과 갈등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가 결국 해체라는 파국을 맞았지만 선수들을 살펴보면 천하장사를 지낸 황규연, 김영현(이상 백두급)과 한라급 3강 중 하나로 꼽히는 조범재 등 스타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악의 한해를 보낸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에는 지방자치체를 중심으로 팀 창단 분위기가 무르익어 선수들이 새 둥지를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창건설 선수들이 빠른 시일내에 새 보금자리를 찾기까지 곳곳에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다.

올해 팀 창단계획을 갖고 있는 지자체들은 스타들을 영입하고 싶지만 올 봄 지자체 선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 움츠리고 있다.

또한 대부분 올해 예산을 이미 편성한 상태여서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돈을 더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

씨름연맹도 오는 6월 독일월드컵축구라는 스포츠 빅 이벤트가 예정돼 상반기 대회를 대폭 축소, 이달 설날대회 이후 3월이나 4월 중 한차례 대회를 치르고 나머지 대회는 하반기에 열기로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창건설 선수들이 상반기 중에 새로운 팀으로 이적해 씨름에 전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희 신창건설 감독도 "해체된 LG씨름단 선수들도 작년에 이적팀을 찾지 못해 시간을 끌었던 것을 볼 때 우리 선수들이 쉽게 팀을 찾을 것 같지는 않다"며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우선 이달에 열리는 설날장사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창건설 선수들은 팀 해체에 따라 '무적(無籍)'이 돼 원칙적으로는 민속씨름대회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지난 해 LG씨름단의 전례를 볼 때 연맹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아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하지만 연맹 관계자는 "신창건설이 공식적인 해단 통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신창건설 선수들의 지위가 자유계약선수인지, 신창건설 소속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창건설이 작년 7월 탈퇴서를 보냈지만 연맹 이사회에서 탈퇴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연맹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신창건설 선수들은 오는 2월말까지 신창건설 소속으로 묶이기 돼 연맹 마음대로 자유계약선수로 풀어 줄 수가 없다.

신창건설측도 "선수들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팀 해체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선수들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창건설측은 "오는 9일까지 팀 해체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 이후에 재계약 여부는 선수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겠다"며 한 발짝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다.

연맹도 신창건설의 팀 해체 의사만 확인된다면 선수들의 이적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다음 주가 지나야 신창건설 선수들 진로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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