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고 월드컵 운명의 첫 격돌-프랑크푸르트

입력 2006-01-02 15: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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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의 차가운 지성은 역사에 남는 철학자들을 낳았다. G.W. 라이프니츠는 독일 신화의 전통 속에서 합리주의 철학을 낳았고 계몽사상의 수혜자인 임마누엘 칸트는 그의 비판철학을 통해 객관성을 확립, 계몽주의에 내재된 주관성을 극복했다. 그의 철학은 J.G. 피히테와 G.W.F. 헤겔로 계승돼 19세기의 대표적인 독일 관념론 철학을 확립했고 현대에 와서는 마르틴 하이데거 등이 독일 철학의 전통을 이어왔다.

독일 중서부 라인강 좌안에 있는 쾰른은 인구 100만 명의 도시로 4개의 라인 하항(河港)으로 인한 수륙 교통, 철도 교통이 발달했다. 로마 시대의 식민도시를 뜻하는 로마명 콜로니아에서 이름이 비롯됐으며 795년 카를 대제가 대주교구를 이곳에 설치한 후 역대 대주교의 정치적 수완에 의해 10∼15세기에 독일 최대의 도시로 번창하였다. 중세에는 북·서 유럽에서의 수륙교통·상업의 중심지로서 번영하여 한자동맹에 소속되었다.

중세 말까지 건설된 시가는 라인강 좌안에 반원형을 이루고 주위에 방벽을 둘러쳤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옛 건물이 거의 파괴되고 성곽 자리는 현재 넓은 녹지대가 되었다. 구 시가에는 독일 고딕 건축의 걸작품인 쾰른대성당을 비롯하여 로마 시대의 유적 및 모자이크 등을 수집하는 로마게르만박물관, 16, 17세기의 독일과 네덜란드의 회화를 소장한 발라프리하르츠미술관 등 유명한 옛 건축물이 남아 있다.

쾰른의 라인 에네르기 경기장은 이번 월드컵을 위해 1억1천만 유로(1천650억 원)를 들여 재건축했다. 옛 경기장은 그라운드 주위에 육상 트랙이 있었으나 이번에 트랙을 없애고 축구 전용구장으로 재탄생, 선수들과 관중들의 열기를 서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2층 스탠드의 기울기를 34°로 비교적 가파르게 해 경기장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분데스리가 명문팀인 FC쾰른의 홈구장으로 구장내에 구단 박물관이 있으며 이곳에는 볼프강 오베라쓰, 토니 슈마커,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토마스 헤슬러 등 FC쾰른에서 뛰었던 스타들의 기념품이 소장돼 있다.

인구 65만여 명의 프랑크푸르트는 라인강의 지류인 마인강 연변에 있는 상공업도시. 문호 괴테의 생가가 있는 등 괴테의 출생지로 널리 알려졌으며 18세기까지는 국왕의 선거 및 대관식이 거행되던 곳이었다.

오늘날에는 항공·철도·자동차 교통의 요지이면서 독일의 경제·금융 중심지로 주식·상품거래소가 있고 매년 모피· 서적 등 유명한 국제박람회가 열린다.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한 다른 도시와 달리 유럽중앙은행,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금융기관 등의 고층 건물들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어 첨단 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발트 경기장(후원 기업의 이름을 따 코메르츠방크 아레나라고도 불린다)은 13일 밤 10시 한국이 16강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울 토고전이 열리는 곳이다. 1억2천600만 유로(1천890억 원)를 들여 옛 경기장을 허물고 새로 지었는데 1900년대 초에 건립된 옛 경기장은 1974년 월드컵 경기를 위해 재건축되었다가 이번에 새로 만들어졌다. 4만8천여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으며 지하에 1천800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지붕을 씌우면서 철골 구조물과 특수 끈으로 지붕을 떠받치게 한 점이 독특하다.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한국의 차두리가 그의 아버지 차범근의 뒤를 이어 뛰고 있는 팀이어서 친숙하다. 프랑크푸르트는 지금보다 70, 80년대에 더 강한 면모를 지녔는데 독일 축구 역시 지금보다 그때가 더 강했다. 당시에 프랑크푸르트 소속이면서 전차군단의 일원이었던 베른트 휄첸바인, 위르겐 그라보스키 등은 한국의 올드팬들도 기억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인구 10만 명의 작은 소도시 카이저스라우테른도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카롤링거왕조의 샤를마뉴 대제가 이곳에 성을 건설하였고 이 성은 나중에 황제 프리드리히 1세에 의하여 확장돼 일부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13, 14세기에 건립된 초기 고딕양식의 대성당과 미술관이 주요 건축물이며 20세기 이후 철강·면직물·위생기기·재봉틀 등의 공업이 활발하다.

카이저스라우테른은 분데스리가의 명문 FC카이저스라우테른과 '베첸베르크의 붉은 악마들'이라 불리는 열정적인 팬들로 인해 '축구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열광하는 프리츠 발터 경기장은 50년대의 전설적 축구 영웅 프리츠 발터를 기리는 의미에서 이름을 따왔다. 프리츠 발터는 그의 동생 오트마 발터와 함께 상대 팀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으며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 또 다른 영웅 헬무트 란과 함께 페렌크 푸스카스가 이끄는 무적의 팀 헝가리를 누르고 우승, '베른의 기적'을 낳았던 인물이다.

프리츠 발터 경기장은4천830만 유로(724억 원)를 들여 확장한 경기장. 서쪽과 남쪽 스탠드를 확장했고 북쪽 스탠드를 재건축했으며 미디어석과 VIP석을 새로 꾸몄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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