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노벨상반'

입력 2006-01-02 15: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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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움직이는 과학 싱크탱크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주룽지(朱容基) 전 총리, 우방궈(吳邦國) 황쥐(黃菊) 국무원 부총리등 중국을 이끄는 지도자들을 배출한 중국 칭화(淸華)대학에는 '노벨상반'이 있다. 베이징대와 칭화대는 중국 최고의 수재들만 들어갈 수있는 명문대학이다. 그런 칭화대에서 50명의 과학천재들을 뽑아놓은 곳이 '누오베이얼쟝반, 諾貝爾奬班', 바로 '기초과학반'이다.

'중국천년의 꿈'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6호의 발사성공은 오래 전부터 물리와 천체 등 기초과학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노벨상반'이라고 부르는데 대해 기초과학반 학생들은 불편해 한다.

"우수한 학생들을 엄선,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보장해주고 인재를 양성하자는 목표에서 기초과학반을 만든 것"이지 노벨상을 받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기초과학반이 '노벨상반'으로 불리는 것은 이 과학영재반의 탄생에 1957년, 35세의 나이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양전닝(楊振寧·84)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태생의 미국물리학자인 양 교수는 2003년 중국의 과학자들을 교육시키는데 여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2003년 영구 귀국, 칭화대 강단에 섰다. 그는 과학육성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덩샤오핑(鄧小平)과 가장 많이 만난 과학자로도 잘 알려져있다.

양 교수는 석·박사 강의가 아니라 학부 1년생을 대상으로 기초물리학 강의부터 시작했다. "중국의 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이 튼튼해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어 그가 만든 것이 바로 '기초과학반'이다.

칭화대는 양 교수의 지도하에 만들어진 '노벨상반'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칭화대의 유서깊은 천문대를 과학반 연구실로 내줬고 이 연구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해외 저명교수들을 초청, 별도강의를 해주고 중국의 모든 대학의 강의를 자유롭게 청강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이 기초과학반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더 어렵다. 전국 과학·수학경시대회 1·2등, 중국의 4대 과학고교 1·2등, 그리고 신입생 가운데 시험을 통해 뽑힌 10위 안의 학생들에게만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0.00001%의 천재만이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13억 중국을 통치하는 두 축이 공산당과 군부라지만 중국을 실제로 이끌고 있는 것은 이들 소수의 천재들이다.

기초과학반의 천문대연구실에서 만난 자오옌제(趙彦杰·물리과 4년)는 "졸업 후 미국유학이 확정됐다"며 "반드시 중국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반 영재의 대부분은 졸업후 대부분 국비로 외국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조국이 자신들을 교육시켰으므로 다시 돌아와 중국을 위해 일할 것이며 이것은 기초과학반 모두의 신념"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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