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경리부장 43일만에 사체로 발견

입력 2006-01-02 08:43:08

범인 1명 구속, 공범 추적중

지난해 11월 중순 납치됐던 충남 아산 소재 모 대학교 경리부장 김모(52.천안시 쌍용동)씨가 인근 아산시 배방면 하천 수문 속에서43일만에 결국 사체로 발견됐다.

충남 천안경찰서는 1일 납치용의자로 구속된 A(43.무직.주거부정)씨를 추궁한끝에 아산시 배방면 세교3리 하천 수문 속에서 피살된 김씨의 사체를 확인했다. 발견 당시 사체는 얼굴과 오른쪽 팔이 훼손된 상태로 목 부근에 무언가로 조인듯한 상처 외에는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사체의 양복 왼쪽 주머니에서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골프회원카드 등이 발견됐으며 가족들은 치아상태와 복부 맹장수술 자국 등으로 숨진 김씨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납치용의자로 구랍 29일 구속된 A씨가 "친구가 김씨를 살해한 뒤 하천에버렸다"며 사체유기장소를 진술함에 따라 같은달 31일 오후 5시10분께 현장조사를벌여 숨진 김씨를 찾아냈다.

A씨는 그러나 경찰에서 중학교 동창인 B(42.무직.주거부정)씨로부터 전해들은이야기라며 자신에 대한 혐의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11시께 천안시 쌍용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김씨를 납치한 뒤 다음날 택시기사를 통해 현금 5천만원을 요구하는 익명의 편지를 가족에게 보내는 등 수차례에 걸쳐 몸값을 요구해 왔다.

편지에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니 21일 오후 4시 현금 5천만원을 아들 차량에 싣고 돈을 받으러 가는 사람에게 건네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가족들의 납치신고를 받고 비공개로 수사에 나섰으나 범인들이 현금 전달장소를 수차례 변경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다 결국 연락을 끊자 지난달 8일 범인들이 돈을 전달받으려고 시도했던 식당에서 나온 지문 등을 근거로 용의자 A씨와 B씨의 몽타주를 작성, 배포하고 공개수사에 나섰다.

이들의 소재를 추적하던 경찰은 지난달 26일 오전 8시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은신 중이던 A씨를 검거했으나 A씨가 혐의 일체를 부인해 숨진 김씨의 생사 여부와 공범의 위치파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사체가 유기된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고 식당에서 지문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추가조사가 이뤄지면 범행사실이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 B씨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숨진 김씨에 대한 부검과 유전자검사를 의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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