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이면 늘 우려되는 것이 아생동물 밀렵행위이다. 반달곰·멧돼지·고라니·오소리 등을 총으니 올무·덫 등으로 잡는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밀렵행위는 재미삼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직업적으로 활동하면서 건강원에 야생동물을 대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밀렵꾼은 1만6천여명에 연간 시장 규모는 1천500~3천역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서치라이트와 올무는 말할 것 없고 고성능 소총까지 동원해 마구잡이로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밀렵감시단 관계자들은 웬만한 산이나 들은 야생동물의 지뢰밭이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이다.
이처럼 밀렵이 활개를 치는 것은 한국 사람 특유의 보신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밀렵꾼을 다수 거느린 건강원에서는 '어느 부위가 몸에 어떻게 좋다'고 공공연히 소개한다. 야생동물의 혈액이나 고기를 잘못 섭취할 경우 각종 기생충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인체에 치명적 해를 끼칠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또한 처벌 규정이 약한 것도 문제이다. 현재 밀렵이나 밀거래 행위를 하다 적발되더라도 대부분 200만원 안팎의 벌금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두 번만 밀렵을 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2월부터 새해에 들어간 야생동물보호법이 얼마나 효력이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야생동물보호법은 지금까지 '잡는 사람'에 한정했던 처벌을 멸종위기에 있는 32종에 한해 '먹는 사람'까지 처벌을 확대했다.
야생동물은 소중한 생물자원이자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이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탐욕스런 인간만이 존재하는 황량한 세상일 될 것이다. 인간을 위협하지 않는 한 그들의 존귀한 생명을 아무렇게나 빼앗을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이정오(대구시 남구 대명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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