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丙戌年), 저희 '이웃사랑'은 기대가 큽니다.
지난 한해 쏟아진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이 저희들의 올해 기대를 받쳐 주고 있습니다. 적게는 600여만 원, 많게는 1천여만 원이 매주 이웃사랑 계좌로 지난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70여개 자원봉사 동아리(본지 2005년 10월 21일자 보도)는 이웃사랑에 보도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 붙이는 등 시간까지 내준 분들이 많았습니다. 올해도 이웃사랑과 함께 하겠다는 기업과 병원, 그리고 일반 독자 여러분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병술년 아침, 여러분들이 있어 저희 '이웃사랑'은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기업이 앞장서야죠!
지난 2003년, 매일신문 이웃사랑이 첫발을 내딛던 때부터 매월 10~20만 원의 성금을 보내온 삼성생명 대구TC(Total Consultant). 이 회사 직원들은 병술년도 든든한 지킴이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매월 급여일이 되면 사원 45명이 각자 월급의 일부를 성의껏 모아'이웃사랑' 계좌로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도 '쭉' 계속 될테니 "걱정말라"고 이 회사 직원들을 얘기했습니다.
"경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그나마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습니다. 처음엔 직원들이 동사무소나 아동복지시설을 무작정 찾았지요. 하지만 정작 도움을 줘야할 이웃이 맞는지 확신이 잘 서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2003년 매일신문을 보고 '이 돈의 용처'를 결정했습니다. 많지 않은 돈이지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성금을 모아 보내는 '전담 직원' 황혜정 씨).
대구TC 팽진현 소장은 "제가 지난해 초 소장으로 부임해 오니 불우이웃돕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며 "너무 좋은 전통이라 직원들이 존경스럽게 보이더라"고 했습니다.
전선·전구 등 전기 재료 유통업체인 (주)태원전기(대구 북구 산격동)는 2004년 하반기부터 매주 20만 원씩 성금을 보내 오고 있습니다. 직원이 25명으로 큰 규모가 아님에도 '이웃사랑' 코너에 꾸준한 관심을 보내온 애정이 남다릅니다.
"직접 인터넷 뱅킹으로 매주 성금을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액수가 많지 않다"며 민망해했습니다. "처음 성금을 보낼 때는'아름다운 함께 살기'란 제목을 달고 있었죠. 이 지면의 제목처럼 '힘들지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는 생각에 저희의 작은 정성을 보태게 됐습니다. 일단 성금을 한 번 보내니 중독이 되어버렸어요. 안 보낼 수 없고 항상 기다려지더군요. 올해요? 이웃사랑이 없어지면 안됩니다. 저희의 보람을 뺏어가면 되겠습니까?" (매일신문 애독자인 태원전기 김환태(45) 사장)
김 사장은 올 한해 대구 경기가 좋아져 성금도 더 많이 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새해소망을 덧붙습니다.
▨병원도 한몫해야죠!
매주 혹은 2주에 한번 50만원, 100만원씩 '이웃사랑' 코너에 성금을 보내오는 제일안과병원(대구 동구 신암동). 이 병원은 올해도 '한 몫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1991년 문을 연 이 병원은 그동안 아동복지 시설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남모르는 선행을 펼쳐왔습니다.
이곳 이규원(54) 원장은 대구 동구청을 통해 소개받은 어려운 이웃들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구청에서 주는 감사장도 한사코 사양했습니다. 물론 인터뷰를 요청해도 한사코 손사래를 쳤습니다.
"지면에 나오는 사연 하나하나가 참 애틋하지만, 특히 가족 여러 명이 아픈 경우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들에게 돈이 많이 필요할 텐데 더 못 보내 미안할 따름이지요. 하지만 저 보다는 직원들이 더 칭찬받을 만 하다고 봐요. 성금모금에 힘을 보탤 뿐 아니라 무료급식 봉사, 정신지체아동 시설에 봉사활동까지 나가니까요."
소아청소년 전문 병원인 한영한마음 아동병원(대구 달서구 송현동)은 2004년 11월부터 매주 10만원을 보내더니 지난해에는 20만원으로 액수를 늘렸다. 지난해 7월에는 의원급에서 병원급으로 격상되면서 개원행사를 열게 됐지만 행사를 축소, 남은 행사비를 '이웃사랑' 코너에 보탰습니다. 올해도 '걱정 붙들어' 매라고 했습니다. 더 열심히 도울 작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사연이 지면에 실릴 때 한 번 더 읽어 본다는 이정권(56) 병원장. 그는 이웃사랑 코너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는 안성맞춤이라고 했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찾아 돕다보니 받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만 계속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경우를 접하면 뿌리 치기가 힘듭니다. 여러 곳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웃사랑'코너 덕에 고민을 덜었지요. 신문사이니 만큼 대상자 선정의 객관성도 담보되고 여러 사람에게 우리의 마음을 대신 나눠줄 수 있게 됐으니까요." 이 원장의 얘깁니다.
'이웃사랑' 캠페인을 시작하자 마자 매주 20만 원씩 성금을 단골로 보내온 효성병원(대구 수성구 중동). 이 곳 박경동(58) 원장은 여러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을 때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그들 편에 여러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 어깨 너머로 매일신문을 보기 시작, 50년동안 매일신문을 봐왔다는 박경동(58) 원장은 "정치스캔들, 데모 등 어둡고 메마른 소식이 지면을 채우는데'이웃사랑' 기사는 이런 어두움 속의 한줄기 빛이지요.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올 한해도 소리없이 '이웃사랑'을 돕는 독자분들이 많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 : 삼성생명 대구TC 직원들이 조금씩 모은 돈으로 '이웃사랑' 코너에 성금을 보내 온 것은 이미 2년이 넘었다. 이들은 올 한해도 '이웃사랑' 코너가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불법 정치자금 논란' 김민석 "사건 담당 검사, 증인으로 불러도 좋다"
김민석, 불법자금 제공자에 4천만원 채무 의혹…"해명 준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