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자재 생산 '농민 도우미'

입력 2005-12-30 09:36:28

잡초성장 억제 부직포 개발 최민석 삼랑ATI 대표

지역 섬유인이 친환경 농자재 제품을 개발, 전국 농가에 보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잡초 성장을 억제하는 개량 부직포 '위드스톱(Weed-Stop)'을 개발, 판매하고 있는 최민석(57) 삼랑ATI 대표. 그는 10여 년간 섬유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제초제 농약의 폐해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 개발에 착수했다. 최 대표는 "파월장병들의 고엽제 후유증과 살충제의 영향으로 말라죽는 과실수를 보면서 17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개량 부직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제초제 필요없어요"

이 제품은 기존 부직포와 달리 잡초 성장 억제에 효과가 있고 통기성이 좋아 토양 산성화를 막아준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또 고추 등의 역병을 예방해 주며 물을 그대로 투과시켜 부직포 위에 비료도 줄 수 있다는 것.

지난 1999년 농가에 보급된 위드스톱은 현재 전북 무주, 충북 음성, 경북 청도, 제주지역 등지로 사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적용 작목도 고추를 비롯해 참외, 수박, 사과, 배, 포도, 복숭아, 감귤 등 10여 종에 이른다. 특히 한 번 깔면 3년 이상 사용할 수 있고 제초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 농약값과 인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농민들의 인기가 높다. 또 수분 증발을 막아 가뭄도 덜 타 작황도 좋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개발 초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제초제 제조회사들로부터 항의도 많이 받은 데다 유사 제품도 하나 둘 나왔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기술력면에서 다른 제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위드스톱은 지난해 산업자원부 장관상과 국제발명전시회에서 준그랑프리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위드스톱은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정부기관, 농협,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농가에 공급되고 있다. 최 대표는 "일본에 연간 5천만 원 상당을 수출하고 있다"며 "올해는 35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농자재 개발 '올인'

위드스톱은 현재 전주의 한 공장에서 OEM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전주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장으로 옮기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최 대표는 대구에서 사업을 계속할 작정이다.

그는 "대구에서 오랫동안 섬유업을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싶어 사업장을 옮기지 않고 있다"며 "여건이 된다면 대구지역 공단에 입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현재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고 무농약 채소를 재배할 수 있고 서리의 피해를 막아주는 '채소 막 덮기용 부직포'도 개발, 특허출원 중이다. 그는 내년 봄쯤 상품화되면 농민들이 농약으로부터 안전한 채소를 재배·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국 과수원에 자신이 개발한 개량 부직포가 깔리는 것이 목표라는 최 대표는 친환경 농자재 시장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추세인 데다 환경보호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웰빙열풍으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 농법을 시도하는 농민들도 늘고 있다"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친환경 농자재를 개발해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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