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참여정부 들어와 한 게 있다면 대통령의 권력을 낮춘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진보란 집중된 권력을 일반 국민이 나눠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을 떠받치는 권력도 걱정될 만큼 힘이 많이 빠지고 있다"며 "제가 지향하는 사회에 대한 인식이 그렇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불편해지는 것이 제가 대통령을 하고 있는 시기의 특징"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는데 조선시대의 대표적 영웅인 세종과 정조는 시대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며 "가장 역사를 크게 바꾼 인물은 고려말 성리학을 토대로 당시의 불교 귀족사회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개국, 통치이념을 세운 유학자들이며 이들 중 핵심이 정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정도전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상황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정도전이 열 명 있어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대립의 구도가 아니라 창조적 대안을 통해, 서로 이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 아니라 목표점에 함께 접근하는 과정을 통해 통합을 추구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창조적 흐름과 의제, 통합적 흐름과 의제를 만들자는 게 저의 제안이며 내년부터 이 방향으로 가려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만남의 광장'을 만들어 함께 만나는 대망의 2006년, 제가 회갑을 맞이하는 해를 그렇게 보람있게 보내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또 "시민사회 구조 속에 포섭된 언론은 갈등 구조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으며, 여러분과 제 사이가 그동안 불편했던 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 원리가 그렇게 돼있는 가운데 역할을 다르게 분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경제민생점검회의 및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외환위기 이후의 후유증은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본다. 앞으로는 30년, 50년 뒤를 내다보자"고 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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