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폴리. 괜히 얻은 이름이 아니다. 통영은 도시 전체가 공원이다. 푸른 하늘과 더 푸른 바다. 그 위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 이런 절경이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을 낳았다. 음악가 윤이상, 생명파 시인 청마 유치환, 토지의 박경리, 극작가 유치진 등도 이곳 출신.
◇통영의 멋
통영의 멋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관광특구인 미륵도로 가야 한다. 통영대교를 통해 들어가 바로 옆의 충무교를 통해 미륵도를 빠져나온다. 총 길이는 23㎞. 이 길이 얼마나 환상적이었을까. 통영사람들은 이 코스를 '꿈길 60리'라 부른다.
미륵도의 정상인 미륵산(일명 용화산·해발 461m)에 오르면 통영의 멋을 제대로 알 수 있다. 발 밑으로 통영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한산섬을 비롯해 사량도, 욕지도, 연화도, 비진도, 매물도, 용초도 등 한려해상이 펼쳐진다. 미륵도에는 용화사와 미래사, 관음사 등 3개의 절이 있다. 미륵산은 용화사보다 미래사에서 오르는 것이 더 수월하다. 미래사에서부터 정상까지는 30~40분 거리.
달아공원에서 1㎞ 거리에 있는 통영수산과학관(055-650-5873)도 숨겨진 경치를 자랑하는 곳. 전망으로 따지면 달아공원보다 낫다. 저도와 송도, 학림도 등 섬들이 둘러싼 한려해상을 볼 수 있다. 수산과학관에 들러 신비한 바닷속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볼거리는 전시관 입구의 전통어선인 통구밍이. 옆에는 배 엔진의 초기모델과 배 기계를 손질하던 선반이 전시되어 있다. 수족관의 다양한 국내외 관상어류들도 신기하다. 전시실과 체험실을 거친 후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데크에 오르면 과학관을 둘러싸고 있는 섬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더 상세하게 볼 수 있다. 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1천 원.
수산과학관 아래의 바닷가 도로는 바다낚시의 진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방파제를 따라 길게 이어진 낚시터는 망둥어 등 다양한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미항 통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또 다른 곳은 남망산공원. 한산섬 앞 바다와 미륵도의 절경이 코앞이다. 통영대교를 배경으로 한 통영항의 야경이 일품이다. 시간제약으로 야경을 보기 어렵다면 전시된 조각작품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국내외 조각가의 작품 15점이 언덕배기 이곳저곳에 놓여 있다. 하긴 바다와 하늘, 산, 그리고 작품이 어우러진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본전은 뽑은 셈이다.
◇통영의 맛
통영에 왔다면 꼭 맛을 보고 갈 만한 음식이 충무김밥.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 만한 충무김밥은 묘한 매력이 있는 음식이다. 김밥 하나를 한 입에 넣으면 입안이 꽉 찬다. 양념 하나 없는 맨밥에 김을 말아 목이 메는 듯하다. 이때 어슷하게 썬 무김치 하나를 먹으면 된다. 싱겁다 싶으면 오징어무침을 먹고 다시 매운 듯하면 시래기 된장국을 떠먹는다. 2인분은 금방이다. 통영여객선터미널 앞 서호시장 부근에 충무김밥집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모두 원조, 3대, 60년, 오리지널 등의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맛은 어디나 비슷하다. 1인분(충무김밥 8개)에 3천 원.
여객선터미널 앞의 횟집·식당가에선 충무김밥 말고도 유명한 통영의 음식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도다리쑥국. 하지만 봄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라 아쉽다. 아쉬움은 바다메기탕으로 달랜다. 흐물흐물한 육질과 맛은 물곰탕과 비슷하다. 속풀이용으로 괜찮을 듯하다. 가격은 한 그릇에 8천 원.
하지만 맛에 관한 한 통영에서는 '통영 굴'만한 게 없다. 통영은 우리나라 최대의 굴 생산지.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굴을 최고로 친다. 마산에서 국도를 따라 가다가 도로변에 생굴판매 간판이 붙어 있으면 통영에 가까워진 증거다. 시내 대부분의 식당에서도 생굴을 판매한다. 통영에서 굴요리 전문식당으로 굴향토집(055-645-4808)을 꼽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굴밥 6천 원, 굴전 8천 원, 굴회 8천 원, 굴찜 1만5천~2만5천 원.
글·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사진: 통영대교 야경. 밤바다에 반사되는 196개의 푸른 계열 조명이 연출하는 럭비공 형태의 무수한 색상의 잔치는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물이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