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EXCO '대어' 놓친다

입력 2005-12-28 14:05:39

좁은 전시공간·인프라 부족…유치 경쟁 밀려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가 전시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국내외 대규모 전시 행사 유치에 실패하거나 유치 경쟁에서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대구 엑스코에 따르면 최근 대한민국 과학축전 및 건설기계전 등 대형 전시행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행사 주최 측에서 전시면적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경쟁 시설인 서울 코엑스(COEX), 일산 킨텍스(KINTEX) 등에 밀리고 있다는 것.

내년 8월 개최 예정인 대한민국 과학축전의 경우 대구시와 엑스코의 공동 유치 노력으로 지원 부문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 등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전시 면적이 턱없이 부족, 유치 전망이 어두운 실정이다. 주최 측에서 6천 평의 실내 공간 확보를 희망하고 있으나 엑스코의 경우 1, 3, 5층 전시장을 모두 합쳐도 3천600평에 불과, 단층 구조에다 1만 평이 넘는 전시 공간을 가진 킨텍스, 코엑스와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것.

대한민국 건설기계전도 6천 평 규모의 야외 및 실내전시장을 요구하고 있어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 국내 전시 시설 중 실내 및 야외 전시장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곳은 대구 엑스코, 일산 킨텍스 등 몇 곳 안돼 유치 경쟁에 상당히 유리하지만 엑스코의 경우 주최 측의 희망 면적에 못 미친다. 또 구조도 3층 복층으로 돼 있어 중장비 전시물 반입이 어려워 면적, 구조 등에서 문제가 없는 킨텍스에 유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뿐 아니라 엑스코의 주력 특화전시회인 대구국제광학전,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 국제소방방재안전엑스포 등의 경우 800부스 이상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대규모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전시면적 부족으로 500부스 유치에 그치는 등 행사 발전 및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올해만 해도 4천여 명의 참가가 예상되는 담배기계 전문 전시회(TABINFO), 국제노동기구 아시아태평양대회(ILO ASPAC) 등 해외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에 실패했다. 또 대한화학회 등 국내 각종 학술대회도 공간부족의 이유로 유치하지 못했다.

대구전시컨벤션센터 관계자는 "지난 5년간의 운영 결과, 전시회 개최 시 각종 지원 및 대구시 유치 노력 등으로 전시컨벤션업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나 결정적으로 인프라가 부족, 유치 경합 마지막에 아깝게 행사를 놓치는 경우가 적잖다"며 "국내뿐 아니라 최근엔 독일, 이탈리아, 미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전시컨벤션 산업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어 국내외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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