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에는 우리 경제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등 대부분의 기관들이 5% 수준의 실질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회복국면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새해 경기회복의 관건은 민간소비와 기업투자의 활기이다. 지난 3년간 극도로 부진하였던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조정, 주식시장 활황,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5%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기업투자 역시 7%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수주 등과 같은 선행지표들이 개선되고 있고,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투자심리도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성장의 또 다른 축인 수출은 다소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미국 등의 경기가 소폭이나마 둔화되고, 원화 환율 절상이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IT제품을 비롯한 주력 수출품들의 안정적인 증가에 힘입어 두 자리 수 증가율은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5% 성장 달성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국내외 불안요인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잠재력이 상당히 낮아진 상태인 만큼 조그만 충격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불안요인은 석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이다. 지난 3년간 3배 가까이 상승한 국제유가는 최근 다소 안정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석유시장의 구조적 초과수요가 해소되기 어려워 가격의 추가 급등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이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여 세계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게 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어려움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는 주요국의 금리상승, 주택버블 붕괴 및 세계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제금리의 동반상승추세는 새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주택가격이 급속히 하락하면 세계경기가 급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세계적 기상이변과 테러 위험도 돌발변수로 지적될 수 있다.
국내 수요 회복에도 복병이 많이 있다. 민간소비의 회복이 기대되지만 본격적인 증가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더욱이 부동산시장이 지나치게 침체하거나, 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민간 소비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소비증가를 주도하여야 할 고소득층이 해외 여행과 해외 소비를 늘리는 경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새해 국내 경제의 최대 과제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재정'금융정책 등에서의 유연한 대응이, 그리고 민간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미래에 대비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이제 막 경기가 회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확장적인 재정'금융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중장기 재정 건전성 문제, 세계적 금리인상추세,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이 정책선택의 폭을 매우 제한하고 있다. 민간부문 역시 한국경제의 미래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가장 주목하여야 할 부분이 기업투자의 활력 회복이다. 기업투자는 당장의 경기 회복을 이끌 뿐만 아니라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래 산업발전 비전을 조속히 확립하고, 규제 철폐와 안정적 노사관계, 북한 핵문제 해소, 정치 안정 등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는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소득계층간, 산업부문간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나 당장 해결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그냥 둘 경우 자칫 심각한 사회불안으로 이어져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서민들의 체감경기와 직결돼 5% 성장의 의미를 절하시키게 된다. 따라서 새해에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박기홍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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