埃 야당 대선후보에 징역5년 선고

입력 2005-12-26 10:25:43

美, 석방 촉구…외교 마찰

지난 9월 이집트 대선에서 호스니 무바라크대통령과 경쟁했던 알 가드당 지도자 아이만 누르(41)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카이로 나스르시티 법원은 24일 창당에 필요한 추천인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누르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누르의 변호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누르는 지난해 10월 알 가드당 설립 허가를 받기 위해 의회 정당위원회에 추천인 500여 명의 서명이 위조된 서류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대선 후보로 부상하던 때인 올해 1월 검찰 수사과정에서 전격 체포돼 40여 일간 구금당한 뒤 풀려났다. 당시 미국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이집트 방문계획을 취소하는 방법으로 누르의 체포에 대한 항의의 뜻을 밝혀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양국 간에는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군사원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누르는 지난 9월 대선에서 7.3%를 득표함으로써 차기 대선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와 맞붙을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지만 11월의 총선에 나섰다가 여당의 강력한 견제를 받아 낙선했다.

누르는 지난 5일 재개된 공판에서 법정구속된 후 무바라크 정권이 사법부를 동원해 자신에게 정치적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단식투쟁을 벌여왔다. 현지 관측통들은 누르에 대한 징역형은 정치보복으로 간주될 여지가 많아 향후 이집트 정계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집트 내 14개 인권·시민 단체들은 지난 14일 누르의 재판이 정치적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24일 이집트 법원이 야당지도자 아이만 누르에게 유죄를 선고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날 이집트 알 가드당 지도자 누르가 이집트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깊은 우려와 당혹을 표명하면서 "올해 (이집트)대통령 선거에서 차점자인 누르에 대한 유죄선고는 민주주의와 자유 및 법치주의에 대한 이집트 당국의 공약을 의심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누르에 대한 구금을 이유로 예정된 이집트 방문을 취소하는 등 양국관계가 긴장되고 있다.

카이로워싱턴AFP연합뉴스/종합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