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강창교…죽곡지구 교통대란 어쩌나

입력 2005-12-26 10:54:19

대구시가 죽곡택지지구(달성군 다사읍·31만여 평)와 도심과의 유일한 연결통로인 강창교를 2007년까지 넓히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예산은 확보 않아 당초 예정대로 입주를 시작할 경우 교통대란은 불가피해졌다.

민간 아파트 건설사업자에게는 교통 인프라 비용부담을 어김없이 책임지우던 '엄격한 대구시'가 시 산하기관인 대구도시개발공사가 맡은 사업에 '다른 모습'을 보여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책임 대구시= 대구시는 당초 200억 원을 들여 죽곡지구 입주가 시작되는 2007년까지 강창교를 현재 왕복 2차로(폭 15m)에서 왕복 4차로(폭 30m)로 넓힐 계획이었다. 대구시가 2월 죽곡 택지개발사업 승인을 하면서도 '승인조건'에 강창교 확장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대구시 내년도 예산안에는 '강창교 확장사업비'가 단 한 푼도 없다. 대구시가 '택지개발 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은 셈. 우회도로로 계획한 인근 세천교 확장사업(왕복 2차로→왕복 4차로)에도 내년도 시의 재정투입계획은 없다.

달성군의 수차례에 걸친 호소에도 시는 "재원도 없고 급하지도 않다"로 일관,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시는 택지개발로 '이익'을 챙기는 대구도시개발공사에 대해 교통시설 구축을 위한 비용부담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교통대란 불 보듯= 대구시의 죽곡지구 교통영향평가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07년 입주가 시작, 2010년이면 강창교 지체도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이곳의 평균 지체시간은 45.1초 정도지만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면 141.5초로 증가, 지체 정도가 지금보다 무려 3배 넘게 심해진다는 것. 또 이 자료에는 아파트 입주 이후 현재보다 최소 11.6%의 교통량이 늘어날 것으로 돼 있다.

죽곡1지구 입주 예정자인 성주하(44) 씨는 "입주가 2007년인 데 다리 넓히는 공사 계획이 당장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며 "2만여 명이 매일 헤엄쳐서 건너 다니란 말이냐"고 했다.

◇이대로 안 된다= 도시계획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 무책임을 질타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 윤종화 사무처장은 "대규모 택지지구가 만들어지면 도로 등 사회적 인프라구축은 기본"이라며 "주민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대구시의 얄팍한 도시계획이 죽곡에서 또다시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대구대 도시지역계획학과 홍경구 교수는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사업에는 해당부지 개발뿐 아니라 진입 도로까지 포함되는 것이 원칙인데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시의 재정상태가 열악해 거기까지 신경쓸 수 없는 형편"이라며 "지하철 2호선이 연결돼 있어 당장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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