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어른들과는 생각이 달라요!"
올 한 해를 되돌아보는 설문조사에 참가한 10대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은 30대 이상 기성세대들의 의견과 다른 점이 적잖아 세대 차이를 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2005년 대구경북을 빛낸 인물'을 적어달라는 질문에 무려 16%가 '나'라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10대 이외 다른 세대에서는 '나'라고 대답한 이가 한명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대차이를 크게 느낄수있는 항목이었다. 10대들의 당당함과 가벼움을 동시에 느낄수있는 대답이었다.
2005년 대구 사회의 기상도에 대해 30대 이상은 '흐림'이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보인 반면 20대들은 '맑음'(31.2%)이라고 가장 많이 답해 시각 차이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응한 한 대학생은 "일반적인 사회 분위기와 달리 대학 캠퍼스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학교생활이 즐겁고 아르바이트하는 것도 재미있어 '맑음'이라는 답변이 많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취업 등 사회 분위기를 의식한 20대의 27.3%가 '흐림'이라는 의견을 보였고, 26.7%는 '흐렸다 갬'이라고 답했다.
올 한 해 지역민을 가장 괴롭혔던 일을 묻는 질문에 10.20대는 '청년실업'을 들었다. 20대는 34.2%, 10대는 26.3% 순으로 답해 청년 실업 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30대(1.7%), 40대 이상(7.0%)과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지역민의 가장 큰 관심거리를 묻는 질문에서도 10.20대의 대답은 역시 달랐다. '지하철 2호선 개통'이었다는 의견은 10대(52.6%), 20대(51.2%)가 30대(21.7%), 40대 이상(29.7%)보다 더 많아 지하철 이용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파트 분양 열기'가 관심거리였다는 답변은 30대(45.0%), 40대 이상(22.5%) 순으로 많았고, '혁신도시 선정'이었다는 의견은 40대 이상(38.0%)이 가장 많았다.
올 한 해 대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답변도 10·20대들이 30대 이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들은 대구를 '가끔'(21.1%) 또는 '자주'(47.4%)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며, 20대들도 '가끔'(30.9%) 또는 '자주'(31.3%) 대구를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답해 젊은 사람들이 서울 등지로 빠져나가는 지역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다.
올 한 해 가장 재미있게 본 TV드라마도 세대간 시각의 차이가 엿보였다. 20대(38.7%)와 10대(21.1%)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꼽은 드라마는 MBC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서른살의 뚱뚱한 노처녀 김삼순은 사랑을 좇지만 목매지 않고 예쁜 척 하지 않으며 할 말은 하는 여성. '몸짱'으로 대표되는 외모 지상주의에 반기를 든 김삼순은 순종형이 아닌 능동적인 당당한 여성상을 그려 20·30대 여성들은 "바로 내가 원했던 드라마"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30대(36.7%) 응답자들도 이 드라마가 가장 재미있었다는 의견이었다.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젊은층의 사랑을 그린 KBS 미니시리즈 '쾌걸춘향'은 '내 이름은 김삼순'과 함께 특히 10대(21.1%)들이 좋아하는 드라마였다. 반면 40대 이상은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31.0%)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답해 젊은 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