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바보로 만든 꼴…조급증·결과주의 경계해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발표가 나오자 지식인들은 물론, 주부와 학생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 최후 보루로 여겨졌던 지식인의 도덕성과 정직성이 치명타를 맞았다"고 우려하며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중심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허태린 경북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논문을 조작했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자로서의 생명을 잃었다는 의미"라며 "'줄기세포가 1개면 어떻고, 10개면 어떠냐'식의 황 교수 말은 도저히 과학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황우석 쇼크는 과학이 과학 본연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흐른데다 우리사회의 카리스마 주의, 성과주의, 과잉기대가 겹쳐 빚어진 것"이라 말하고 "그러나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 과학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서 언젠가 꼭 한번은 겪어야 할 진통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고 우리 사회 전체의 성찰로 이어져 타산지석의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김혜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히 황우석 한 사람의 문제나 과학계만의 이야기로 볼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조급증'과 '결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연구 결과물이든 다른 무엇이 됐든 이를 거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성혁(26·경북대 경영학부) 씨는 "이번 일은 학자의 양심을 저버린 것이며 호응해준 국민들을 바보로 만든 꼴이 돼버렸다"면서 "황 교수를 교주처럼 떠받들면서 마녀사냥식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을 몰아붙인 이들도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부 안영선(52·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희망을 갖고 기다렸는데 이 같은 결론이 내려져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황 교수는 자신만을 바라보며 성원을 보낸 난치병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회1부
사진: 황우석 교수 논문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대 특별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결과 발표가 나온 23일 오전 동대구역 대합실TV 앞에 모여든 시민들이 착잡한 표정으로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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