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은총으로 새집 얻었어요"

입력 2005-12-23 10:15:26

'할머니 두레마을' 가족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의지할 곳 없는 9명의 가여운 천사들이 성탄 은총으로 새집을 얻었습니다."

상주 함창 신흥리 햇살 가득 드리워진 곳에 둥지를 튼 '할머니 두레마을(054-541-8580)' 가족들은 올 성탄을 여느 해보다 더 축복된 날로 맞고 있다. 성탄절을 며칠 앞둔 22일 노상단(66·마르따) 시설장과 함께 9명의 할머니들이 의지하고 부대끼며 살아갈 새집으로 이사 오게 된 것. 이른 아침부터 할머니들의 이사를 축복해 주기 위해 천주교 안동교구 권혁주 주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함께했다.

그동안 노 마르따 시설장이 할머니들과 함께 생활해 온 함창읍 윤직리 '할머니 두레마을'의 시설이 비좁고 낡아 불편하다는 소식을 접한 삼성복지재단이 1억5천만 원을 들여 대지 400여 평에 60평 규모로 집을 지었다.

특히 새 단장한 신흥리 두레마을은 노 마르따 시설장이 1971년 서울 수도원 생활을 끝내고 갈 곳 없는 할머니 2명과 함께 내려와 처음으로 정착했던 곳. 당시 노 시설장은 천주교 함창성당의 도움으로 '성모 할머니집'을 설치, 운영해오다 1999년부터 인근 윤직리 성내산 자락의 '할머니 두레집'으로 일부 가족들이 분가했다가 이번에 주변 도움으로 다시 합친 것.

노 시설장은 "그동안 흩어져 살면서도 시설이 낡아 편히 모시지 못했었다"며 "성탄의 축복이 할머니들에게 비춰져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천사들은 이곳에 이사 오면서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고 하루 네 차례의 감사 기도를 통해 축복을 찬양하고 있다. 15년간 이곳에서 생활해 온 김설매(92·안나) 할머니는 "따뜻한 새집에서 생활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부족하다. 시설 운영은 할머니들에게 지원되는 거택보호생활지원금이 전부로 정기적 후원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상당수가 거동불편으로 기도 참석조차 어려울 정도여서 의료 혜택도 필요한 실정이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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