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영남인사 행보 예사롭잖네

입력 2005-12-23 10:32:21

새 역학구도 형성 주목

열린우리당 내 영남권 인사들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앞다퉈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한편 이합집산 움직임도 보이는 등 여권 내에서 새로운 역학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남권 인사는 크게 부산·경남지역의 김혁규 의원,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대구·경북지역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부겸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김태일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위원장 겸 중앙당 비상집행위원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는 22일 저녁 영남권 기자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당권 도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사실상 당 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 특보는 "주변에서 출마 권유가 많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출마와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혁규 의원도 "정동영·김근태 장관이 내년 2월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나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출신 의원들 모임인 의정연구센터가 최근 김 의원을 당 의장으로 추천키로 하면서 김 의원 출마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의정연구센터가 김 의원을 미는 이유는 두 장관의 빅대결이 자칫 대선과 관련되면서 과열 분위기를 만들어 내부 분열과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부겸 원내부대표도 대권 잠룡으로 변모하는 계기로 당 의장 도전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입각설이 돌고 있으나 이강철 전 수석 등 대구·경북 인사들이 전대 출마를 종용하고 있어 뿌리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부대표는 이미 노무현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일부 인사들에게 "당 의장에 출마하면 도와달라"고 하는 등 준비 활동에 돌입했다는 후문이다.

이강철 전 수석과 김태일 위원장 행보도 관심사다. 이 전 수석은 한때 당 의장 출마도 고려했으나 최근 입각 쪽으로 선회했다. 대신 김 부대표를 내세워 여당 내 영남권 인사풀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일 위원장의 경우 당 의장이나 대구시장 도전설이 지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은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에 진로를 고심 중이다.

이처럼 '뜻'을 품고 있는 영남권 인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합집산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김 특보 측은 이와 관련 "영남권 후보들이 결국은 자연스레 한 길로 모일 것"이라며 영남권 후보 단일화를 전망했다. 차기 대권에서 부상할 수 있는 '영남 후보론'에 대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또 부산·경남(김혁규 김두관)과 대구·경북(이강철 김부겸 김태일) 등으로 나뉘어 전당대회가 치러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여당 내 '신 40대 기수'로 부상하고 있는 김두관 특보와 김부겸 부대표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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