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산하 공기업 절반이상 낙하산 인사

입력 2005-12-23 10:51:53

최근 대구지하철 시한부 파업과 임직원 비리문제로 사장이 물러난 대구도시개발공사의 후임사장 공모 등을 계기로 시 산하 공기업들에 대한 '인적쇄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시의 낙하산 인사가 머리만 큰 조직을 만들고 잦은 노사분규와 하급직원의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와 도시개발공사·시설관리공단·환경관리공단·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임원 및 간부자리에 공무원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4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대구지하철공사의 경우 1~9급의 직급체제 중 상부구조가 비정상적으로 크다는 것. 직원들의 대표직급은 7급(281명)으로 6급 이상(962명)이 8급 이하(800명)보다 많았다. 대구시의회의 올해 행정사무 감사자료(10월 말 현재)에 따르면 공사직원 2천61명 가운데 특채비율만 25.3%(512명)에 이르고, 팀장급 이상 간부 54명 중 대구시, 각 구청, 시 산하기관 출신들이 절반이 넘는 28명. 특히 임원 3명은 모두 시 출신이고 2명은 파견 공무원 신분이다.

공사 관계자는 "사장과 이사, 주요 간부가 대구시 출신이어서 지하철 전문 경영을 기대하기가 쉽잖다"며 "머리부터 먼저 구조조정을 한다면 외주와 관련한 노조반발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3개 공기업도 사정이 비슷하고 공무원그룹이 인사와 승진의 핵심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다.

최근 이사장이 대구시 공무원 조직을 비판했던 시설관리공단은 5개 부장직위 중 사무직이 4개부서를 맡고 있고 전체 25개 부서장 중에서도 14명이 사무직에 편중돼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행정직 입김이 세다"며"기능직 1급이 사무직 4급 연봉에 불과해 사무직·기술직·기능직을 단일 직급으로 통합하고 능력과 실적에 맞는 임금 기준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환경관리공단도 팀장급 이상 33명 가운데 비공무원 출신이 1명에 불과했고 분양비리로 몸살을 앓은 도시개발공사 역시 간부 29명 가운데 19명이 공무원 출신. 분양비리에 따른 공석 2명을 제외하면 건축, 건설기업 출신은 6명 뿐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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