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10시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의 한 노래방에선 직장인들의 망년회가 열렸다. 테이블에는 플라스틱 물병에 담긴 맥주는 물론 아예 양주병까지 올라와 있다. 한동안 노래방에선 노래가 끊기고 빠른 비트의 반주만 흘러나왔다. 노래방 도우미로 온 여성들이 알몸으로 테이블 위에서 음란한 춤을 추고 있었다. 잠시 후 여성들은 남자 손님들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은밀한 행위'를 부추긴다. 이 노래방은 단속을 의식한 듯 노래방 입구까지 2개의 철문을 설치했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지켜볼 수 있는 CCTV까지 가동하고 있었다.
노래방 도우미 이모(37)씨는 "밤부터 새벽까지 4, 5곳의 노래방에서 일하는데 하루 30만 원 정도 번다"며 "손님이 원한다면 '2차'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변태 노래방의 여성 도우미들은 시간당 2, 3만 원의 기본 봉사료에 알몸으로 신고식을 하면 몇 만원을 더 번다. 손님과 협상이 되면 노래방이나 모델 등에서 2차도 가능하다. 이들 여성들은 20~40대로 자녀 분유 값이나 학원비를 벌려고 나온 주부들도 있지만 유흥주점 출신들이 많다.
대구에도 복현동, 신천동, 성서 지역 등을 중심으로 변태 노래방이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요즘엔 동성로와 주택가 인근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연인끼리 노래방을 찾았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흔하다.
동구 신암동에서 퇴폐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여.41)씨는 "처음엔 순수한 노래방을 운영했는데 손님들이 술을 찾기 시작해 술을 팔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턴 '잘 노는 여성 도우미'를 원해 아예 변태 노래방 형태로 영업하고 있다"며 "노래방에서 술과 여성이 없으면 장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이다"고 말했다.
다음 날 자정 무렵, 수성구의 한 유흥주점. 지하의 술집에서 20대 여성 3명이 술집 종업원을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났다. 5분쯤 지난 뒤 중년의 남성 3명이 술집에서 제공한 다른 차량으로 이동했다. 이곳 종업원은 "손님들이 술집 여성들과 '2차'를 하기 위해 모텔로 간 것이다"며 "예전엔 걸어서 인근의 모텔을 갔지만 '성 매매 방지법' 시행 이후 단속을 우려해 이런 방식으로 술집과 많이 떨어진 모텔에 따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수성구에서 15년째 유흥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40)씨는 "성 매매 방지법 시행 초기에는 단속이 심해서 '2차 문화'가 위축됐으나 지금은 단속이 거의 없어 10팀의 손님들 가운데 7, 8팀은 2차를 나간다"며 "다만 적발되면 손님들도 처벌을 받기 때문에 조심할 뿐이다"고 말했다. (2005년 12월 22일자 라이프매일)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사진 : 노래방 안에서 여성도우미가 나체로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박순국편집위원 toky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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