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약되는 한방상식-(7)해삼

입력 2005-12-22 15:23:53

■해삼

맛있는 횟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삼이 탁월한 약효를 가진 한약재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해삼은 진액을 보충하는 약효를 갖고 있다. 한의학에서 진액이란 최고의 영양물질로 혈액뿐 아니라 각종 체액, 호르몬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해삼은 야윈 사람이 먹으면 좋다.

특히 당뇨병이나 천식에는 어느 약재 이상으로 효능을 낸다. 천식 중에서도 폐 조직이 말라 있는 경우에 더욱 적격이다. 해삼만으로 천식을 고친 사람이 있을 정도다. 당뇨 또한 신체 조직이 마르는 병이다. 뚱뚱하지 않은 사람이 초조, 불안, 짜증, 신경질, 비관, 낙심, 걱정 등으로 피와 진액이 말라 당뇨병에 걸린 경우 말라버린 진액을 보충하는 전문적인 약으로 해삼이 사용된다. 병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마른 사람이 해삼을 식품이나 보약으로 먹으면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좋은 해삼을 고르기 위해서는 해삼의 크기와 돌기를 잘 살펴야 한다. 깊은 바다에서 자란 해삼은 크고 돌기에 힘이 있지만 연안에서 잡힌 해삼은 크기가 작고 돌기도 약하다. 해삼의 배를 갈라서 뻘이 나오면 연안에서 잡은 것이고 모래가 나오면 깊은 바다에서 잡은 것이다. 홍삼이라 하여 겉이 붉은 것도 있으나 약효가 뛰어나지 않으므로 약재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다.

해삼을 말리면 20분의 1로 줄어든다. 해삼의 배를 따서 내장을 꺼낸 뒤 끓는 물에 5~10초 담가서 살짝 데친 뒤 볕에 말리면 멋진 약재가 된다. 데치지 않으면 말리기가 용이하지 않다. 말린 해삼을 기준으로 하루 5돈에서 1냥 정도 달여 먹으면 된다. 요즘 건어물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하게 큰 해삼은 수입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크기는 굉장하나 우리 해삼과는 맛과 종자가 달라서 약으로 쓰기에는 문제가 있다.

■배가 찬 사람

배가 찬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무릎이 시리다. 등에 찬 바람이 난다. 배가 차갑다"는 말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해왔지만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나 아이들도 배가 차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배가 차가우면 혈액 순환에 지장이 발생하여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배가 찬 사람의 체온을 측정해 보면 대부분 정상이다. 배는 차가운데 오히려 열이 있을 때도 있다. 체온은 정상인데 배가 차다는 것은 심장과 배가 따로 논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체온은 겨드랑이나 혀 밑 등을 통해 잰다. 혈액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져 온 몸에 열 전달이 잘 되고 있을 때는 체온을 어디에서 측정해도 문제가 없지만 신체 리듬이 깨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얼굴은 달아오르고 가슴은 답답한데 배는 얼음장같이 찬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배가 차가워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잦은 음주, 불규칙한 식사로 위와 장이 약해진 경우, 유산 등으로 자궁이 약해진 경우 배가 식어진다. 또 감정 상태가 신체 균형을 깨뜨린 경우에도 배가 차다. 생각이 많은 사춘기 청소년,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수험생, 명예퇴직의 불안에 시달리는 직장인, 가족들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을 돌볼 시간을 놓쳐 중년에 우울증을 앓는 부인들 대부분이 배가 차다.

긴장, 초조, 불안, 짜증은 열을 뜨게 하므로 아래가 식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생각과 걱정은 위장 활동을 억압하여 윗배를 차게 한다. 실망, 낙심, 공포 역시 장기적으로 아랫배를 차갑게 한다. 그러므로 마음이 어지간히 넓은 사람이 아니면 살다가 배가 식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게 된다.

배가 차가워지면 위로 열이 달아 올라 차가운 물이나 음료수가 마시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때 차가운 것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시원함을 느끼겠지만 결국 차가운 배를 더 차갑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배가 차갑다는 증상을 매우 중요시 여겨 예전부터 배를 따뜻하게 하는 계피, 사인, 초두구, 백두구, 소회향, 부자 등을 활용하여 치료해 오고 있다.

이경달기자 도움말: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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