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혈구 부족·파괴로 발생
빈혈은 혈액 중 혈색소 또는 적혈구의 양이 정상 이하로 감소돼 어지러움, 피곤함,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가장 흔한 철분 결핍을 비롯해 비타민이나 엽산과 같은 영양소 부족, 골수기능 저하에 의한 경우 등 매우 다양하다. 빈혈 종류도 철결핍성 빈혈, 거대적아구성 빈혈, 재생불량성 빈혈, 급성 출혈성 빈혈, 용혈성 빈혈 등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
간혹 적혈구 생존에 꼭 필요한 효소가 부족해 빈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해당 효소의 결핍은 적혈구가 에너지 부족으로 생존하지 못하고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피루브산 키나제(pyruvate kinase)와 글루코스 6 인산 탈수소효소(G6PD-glucose 6-phosphate dehydrogenase) 결핍이 가장 흔하다.
해당 효소 장애에 의한 빈혈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외래진료시 본인부담 경감 대상에 새로 포함한 질환이다. 유전성으로 주로 지중해 연안 국가, 아프리카, 중국 남부에서 높은 빈도로 발병하며 국내에서도 드물게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해당 효소 장애에 의한 빈혈의 증상, 치료법 등은 다음과 같다.
■피루브산 키나제 결핍증
피루브산 키나제 유전자는 1번 염색체(1q21)에 위치하고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다. 적혈구 내 피루브산 키나제가 부족할 경우 적혈구 활성도가 떨어지고 ATP(아데노신3인산·생물의 에너지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 등을 생산하지 못해 세포 내 칼륨과 수분이 적절히 유지되지 못한다. 이는 적혈구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된다. 빈혈뿐 아니라 황달, 비장 종대, 망상 적혈구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피루브산 키나제 활성도 감소 또는 인산에놀피루브산(phosphoenolpyruvate)의 증가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신생아 고빌리루빈 빈혈증이 발병한 경우 교환 수혈, 중증 빈혈이나 골수무형성증에는 적혈구 수혈이 필요하며 5, 6세 이후에는 비장 절제술을 해 주어야 한다. 감염을 막기 위해 비장 절제술 전에 폐렴구균 등에 대한 예방 접종과 절제술 후 항생제 투여는 꼭 필요하다.
■글루코스 6 인산 탈수소효소 결핍증
가장 흔한 효소 결핍에 의한 용혈(적혈구 파괴)성 빈혈로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고 유전인자는 X 염색체에 위치하고 있다.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병한다.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이 G6PD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G6PD가 부족한 사람은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용혈은 감염이나 약재에 의해 유발되거나 만성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유발 약재로는 아스피린, 설파제, 항말라리아제 등이 있으며 용혈은 약 복용 24~48시간 후에 나타난다.
급성 중증인 경우에 빈혈, 혈색소혈증, 혈색소뇨증 등이 증상이 나타나고 말초 혈액의 도말 검사에서 하인츠 소체(Heinz body:적혈구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산소의 전달을 방해하는 현상)가 발견된다. 적혈구 내 G6PD 활성도를 측정하거나 메틸렌 블루 변색이나 메트모글로빈 환원 등으로 병을 진단할 수 있다.
용혈은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족력 등이 있을 경우 남자 어린이에게 산화제 같은 약제를 투여하기 전에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 용혈이 일어나면 수혈 등의 보존적인 요법과 유발 원인 제거 등을 통해 치료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김종광 경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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