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마추어 고교 야구계가 스카우트(전학)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유망주들이 포함된 지역 고교 야구선수들이 잇따라 다른 시·도로 전학을 추진하고 있으나 해당 학교와 지역 야구 관계자들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학한 선수 대부분은 지역 고교에서 기량이 떨어진 선수들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 지역 고교의 에이스급 투수 2명이 전학 대상이 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연고지 대구 고교 팀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는 고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야구 지역 연고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고는 지난 19일 유망주 투수인 최유성(1년)의 인천 동산고 전학을 마지 못해 허락했다. 경북고 최배영 야구부장은 "부모가 직장을 옮기는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닌 것 같아 여러 차례 설득했으나 전학을 막지 못했다"며 "확인한 사실은 아니지만 전국에서 많은 야구선수들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감독과의 불화, 경제적인 유혹 등으로 전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운동선수의 마구잡이 전학을 견제했던 시·도 교육감의 이적 동의 제도가 폐지되면서 현실적으로 위장 전학을 막을 법적 장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고는 내년 시즌 전국 고교 투수 가운데 랭킹 1~3위를 다툴 것으로 평가받는 김성현(1년)이 제주관광고로 전학을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김성현은 올해 140km대의 빠른 볼을 던지며 팀을 청룡기 준우승으로 이끌어 주목받았다. 대구고 관계자들은 김성현의 부모를 만나 전학을 말리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구에서는 경북고 3명, 대구고 2명, 대구상원고 1명 등 6명의 선수들이 제주관광고로 전학했다.
이 때문에 제주관광고 성낙수 감독은 지역 야구인들로부터 선수들을 빼 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성 감독은 경북고-삼성 라이온즈 출신으로 팀이 해체된 성광중에서도 수년간 감독을 맡았던 터라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연고지 팀에 투자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며 "부모의 욕심이 지나치면 결국 선수의 장래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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