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방송·연예계 결산

2005 방송·연예계는 '어지럽고 참담한'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새해벽두부터 'X파일'사건으로 술렁이더니 연말 SG워너비의 10대가수 수상 거부까지 온갖 이슈와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반면 안방극장에서는 삼순이, 금순이, 맹순이로 이어지는 주인공들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지역출신 연예인들의 활약, 스타들의 결혼·군입대 러시, 한류열풍도 기분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초대형악재 'X파일'=올 초는 연예관련 뉴스가 인터넷을 도배하면서 시작됐다. 스타 125명의 신상명세서가 담긴 보고서가 유출된 '연예계 X파일' 이 발단이었다. 'X파일' 사건은 단숨에 쓰나미급 파장을 몰고 왔다. '카더라' 통신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자료는 확대 재생산되면서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왔다.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찜찜한 해프닝이었다.

▷끊이지 않은 사건·사고=연이은 사건·사고는 결국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상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요콘서트' 의 공개방송 녹화장에서 11명이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중경상자만 1백명에 이른 이 사고는 공연진행상의 실수로 일어난 인재였다.

7월에는 이른바 '성기노출' 이라는 최악의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생방송 음악캠프'에 출연한 인디밴드 출신의 '카우치' 멤버가 생방송 도중 바지를 내려버린 것. 시청자들의 항의전화가 폭주했고, 결국 프로그램은 폐지됐지만 방송사는 망신살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밖에도 배우, 가수들의 잇단 음주운전 입건, 불법 카지노 도박, 교통사고도 올해 연예계에선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지역출신 스타 종횡무진=대구·경북 출신 연예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 출연중인 손태영과 '내머리속의 지우개', '외출', '작업의 정석' 등 연기변신에 성공한 손예진, '야수', '극장전' 등에 출연한 엄지원도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개그맨 김제동은 인간미 물씬한 입담으로 각종 오락프로 MC로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김제동 어록'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늦깎이 개그맨 김홍식도 구수하고 정감어린 사투리로 어필하고 있다.

▷삼순이, 맹순이 열풍=안방극장에서는 삼순이(김선아), 금순이(한혜진), 맹순이(최진실)가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다. 현실에 기반을 둔 설득력있는 인물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그동안 도식화된 신데렐라 스타일의 드라마와 확연하게 차별성을 띄면서 시청률 대박으로 이어졌다. 촌티 이름의 대명사가 된 주인공들은 망가질 때는 망가지면서 캐릭터에 신선한 기운을 불러 넣었다.

▷결혼·입대 러시=올해는 톱스타들의 결혼과 입대가 줄을 이었다. 연정훈·한가인, 김승우·김남주, 이진우·이응경 스타커플과 코미디언 박준형·김지혜 커플을 시작으로 이승환, 황기순, 김태균, 안상태 등이 결혼식을 올렸다.

같은 연예인끼리의 결합도 눈길을 끌었지만 노처녀들이 짝을 찾아 주위의 축복을 받았다. 15년 동안 사랑을 키워온 김원희를 필두로 심은하, 조은숙, 조민수, 김나운이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지난해 병풍을 겪은 연예계는 올해 원빈, 소지섭, 이정진, 연정훈, 지성, 문희준 등 톱스타들이 줄줄이 입대하면서 당당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자는 분위기가 압도했다.

▷한류열풍 지속=한류열풍이 거칠 것 없는 한해였다. '욘사마' 배용준과 손예진의 주연의 '외출'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에서 동시개봉됐다.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는 자국연예인을 제치고 배용준을 최고인기스타로 꼽았을 정도.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로 영화제를 노크하는 한편 '대장금'으로 일본과 중국대륙을 동시에 평정했다. 장나라는 중국에서, 보아는 일본에서 각각 10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팔아치우며 아시아의 가수로 등극했다. 비는 아시아 전역에서 노래와 연기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미국진출을 노리고 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2005 연예계 10대뉴스

순위 내용

1 연예인 X파일 파문

2 영화배우 이은주 자살

3 김승우-김남주 결혼

4 연정훈-한가인 결혼

5 개그맨 폭행 노예계약 파문

6 드라마 삼순이 열풍

7 카우치 노출파문

8 이상민-이혜영 이혼

9 심은하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