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제2전성기 '웰컴'

입력 2005-12-21 10:30:23

2005년 한국 영화계는 화제작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만큼 한국영화는 해외 화제작들을 누르고 극장가를 장악했다. 한국영화가 극장가를 장악하면서 우리 영화의 해외판매 수입도 크게 늘었다.

올들어 개봉된 첫 화제작은 1월 개봉돼 전국 518만명을 모은 '말아톤'이었다. 이후 잠시 주춤하던 한국영화는 7월 말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부활한 후 8월 '웰컴 투 동막골' 등이 바통을 이어받으며하반기들어 탄탄대로를 달렸다. 이와 함께 '너는 내 운명''가문의 위기'가 각각 멜로와 코미디 부문 신기록을 세우며 장르 구분없이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열어갔다.

CJ CGV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2005년 12월 11일까지 약 1억4천만명이다. 이 수치는 최근 30년간 최대. 1996년 이후 계속적인 성장을 해온 극장관객은 올해까지 9년 연속으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고 2002년부터 4년 연속으로 전국 관객 1억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점유율 역시 3년 동안 연속으로 50% 이상 기록해 '한국영화시장 제2의 중흥기'란 말이 나왔다. 2005년의 경우 한국영화 점유율은 59.1%를 기록했다. 2005년 TOP 10 흥행작 중 상위 5위까지를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11일까지 흥행 TOP 5 영화는 1위가 800만을 넘긴 '웰컴 투 동막골', 2위 '가문의 위기', 3위 '말아톤', 4위 '공공의 적', 5위 '친절한 금자씨'였다. 비록 '태극기 휘날리며'나 '실미도'같은 1천만을 육박하는 초대형 흥행작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위 10편이 모두 300만명 이상을 동원했고, 한국영화들이 선전해 질적으로도 괜찮은 한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 거액의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고배를 든 영화도 많았다. 무려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한국 무협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열성을 보였던 '무영검'은 개봉 첫 주 박스 오피스 1위도 기록하지 못했고 역시 거액을 들였던 '남극일기''형사 Duelist' '천군' 등도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100만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한국영화가 호조를 누리면서 외화들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스타워즈 에피소드3''우주전쟁' '아일랜드'등이 잇따라 개봉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한국 관객의 마음을 활짝 열지는 못했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흥행 순위 6위에 오르는데 그쳤고 '아일랜드'가 7위, '우주전쟁'이 8위에 만족해야 했다.

현재 극장가엔 우리 영화 '태풍'이 개봉 첫주 18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외화로는 14일 개봉한 '킹콩'이 맞서고 있다.

올해 한국 영화는 해외 시장에서 큰 폭의 매출성장세를 보였다. 영화 투자·제작사 아이엠픽처스가 올 한해(1월1일~12월11일) 자체 집계한 '2005년 영화시장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해외 매출 증가율이 14.9%에 이르렀다.

전체 수출액은 6천700만 달러(한화 약 680억원)로 예상되며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매출 점유율이 80.3%에 달했다. 유럽과 북미의 비중은 각각 15.5%와 3.3% 에 그쳤다. 작품별로는 '외출'이 750만 달러, '청춘만화' 450만 달러, '야수' 400만 달러, '연리지' 350만 달러, '무극'과 '친절한 금자씨' 각각 300만 달러에 팔려 특정 배우를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여전히 강세였다.

'외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일본에서 연이어 흥행 가도를 달린 것과 함께 남미·유럽 지역으로의 수출 상승으로 시장 다변화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 것도 큰 특징 가운데 하나. 해외 매출을 포함한 전체 한국영화 투자 수익은 174억원으로 3년째 흑자를 유지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9.3%, 해외 매출은 14.9% 증가해 총 매출액은 3천4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늘어났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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