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드디어 첫 골…133일만에 데뷔골

입력 2005-12-21 08:11:39

박지성(24)의 골이 터지는 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했고 다른 코칭 스탭들도 환호했다. 박지성은 골을 넣은 직후 양 팔을 휘저으며 맨유 서포터스가 있는 스탠드쪽으로 뛰어가다 공중으로 솟구치며 팔을 허공으로 휘둘러 기쁨을 나타냈다. 웨인 루니가 웃으면서 달려와 박지성을 얼싸안았고 루이 사하 등 다른 팀 동료들도 기쁜 표정으로 그를 에워싸며 데뷔골을 축하했다. 맨유 서포터스들도 박지성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박지성이 잉글랜드에 진출한 이후 공식경기 첫 골을 기록했다. 21일 새벽 영국 버밍엄 세인트 앤드루스 경기장에서 열린 2005-2006 칼링컵 8강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버밍엄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박지성은 후반 5분 1대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추가 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은 게리 네빌과 웨스 브라운의 패스로 넘어온 볼을 헤딩으로 사하에게 패스한 후 사하와 상대 수비수의 볼 다툼끝에 흘러나온 볼을 낚아챘다. 박지성은 페널티 구역 중앙쪽으로 치고 들어가다 상대 수비수 2명이 달려들자 반 박자 빠른 속도로 왼발 슛, 골 네트를 갈랐다.

이날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전반 상대 진영을 헤집는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6분 박지성은 사하와 주고 받던 볼을 페널티 지역 바깥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으나 골대 바깥쪽으로 빗나갔다.

후반 1분 박지성은 선제골의 다리를 놓았다.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골문 왼쪽으로 달려들던 사하에게 크로스를 연결해줬고 사하의 오른발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맨유는 후반 18분에 게리 네빌의 패스를 받은 사하가 다시 오른발로 쐐기골을 터뜨려 체코 국가대표 지리 야로식이 후반 30분 한 골을 만회한 버밍엄을 3대1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박지성은 8월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1차전 헝가리 데브레첸 VSC와 홈경기에 나선 이후 25경기, 133일만에 첫 득점을 뽑아냈다. 박지성은 최근 경기에서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고 있어 잉글랜드 정규리그 데뷔골도 조만간 터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7월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맨유로 이적한 뒤 7월26일 맨유의 아시아투어 2차전 베이징 셴다이와 친선경기에서 헤딩슛으로 첫 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공식경기 득점은 아니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직후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올 시즌 많은 경기에서 골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냈었다. 오늘 박지성의 골은 대단했다"고 강조했으며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도 "박지성이 골을 넣어 무척 기쁘다. 박지성은 골을 넣을 만한 선수이고 또 대단한 골을 터트렸다"고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박지성은 또 '맨체스터 이브닝뉴스' 인터넷판으로부터 경기 내내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면서 팀내 최고인 8점의 평점을 부여받아 두 골을 뽑은 루이 사하(7점)보다 높게 평가받았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사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가운데)이 21일 새벽 열린 잉글랜드 칼링컵 준준결승전 버밍엄 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5분 데미언 존슨의 저지를 뚫고 자신의 잉글랜드 리그 데뷔 골인 왼발 슛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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