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6)대구작가콜로퀴엄

입력 2005-12-19 16:33:23

예술·인문·과학 정기강좌 시민들에 문학 자양분

대구작가콜로퀴엄은 문학지망생들과 신인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토론회에서 비롯됐다. 1995년 부터 매월 첫번째 수요일 경북대 박재열(사범대 영어교육과) 교수 연구실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 참석자들이 시 창작에 밑거름이 될 문학과 미술·철학·미학 등 인문과학을 토론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따라 문학관련 전공 학자들을 초청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

1998년 8월 두 번째 수요일 계명대 이중희 교수를 초청한 가운데 경북대에서 한국화의 특징에 관한 1차 세미나를 가졌는데, 이때부터 이 세미나를 '대구작가콜로퀴엄'이라 부르기로 한 것이다.

대구작가콜로퀴엄은 지금까지 매월 시민을 대상으로 예술·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 강좌인 월례작가콜로퀴엄을 100여 회나 개최했다. 경북대 허영 교수의 부조리극에 관하여, 계명대 이종문 교수의 문학이론에 대하여, 경북대 서종문 교수의 판소리에 관하여, 계명대 정점식 교수의 현대미술의 난해성과 그 접근방법에 대하여, 서강대 배용균 교수(영화감독)의 영화와 미학에 대하여, 경주대 이강근 교수의 한국의 고건축에 관하여 등이 그 예이다. 이 콜로퀴엄에 참가한 시민이 5천여 명에 이른다.

대구작가콜로퀴엄은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을 위해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1999년 1월 사단법인 설립 발기인으로 참가한 사람은 박재열·박미영·박국현·허명희·권혜숙 이사와 김숙자·최보경 감사, 유귀녀·정화식·권영주 명예이사 그리고 이진흥·문인수·김선굉 자문위원 등이다.

다음달 사무실을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으로 옮기고 4월에는 대구작가콜로퀴엄 소식 창간호도 발행했다. 2000년에는 회원들과 인근 주민들을 위해 도서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대구의 시인들과 화가들의 도움을 받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시와 그림전'을 열었다.

그 결과 대구시 수성구 지산2동 사무소 2층에 문학전문도서관을 개관하고 사무실도 이곳으로 다시 이전했다. 현재 이 도서관의 회원 수는 6천 명. 보유 장서도 2만여 권 정도된다.

작가콜로퀴엄은 작가 지망생을 위한 문예창작 프로그램인 작가대학을 열어 지금까지 3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금도 작가대학(매주 화요일)과 심화반(매주 수요일)으로 운영되는 이 강좌에는 부산, 구미, 울산, 김천,왜관, 고령 등 인근 도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김춘수, 박완서, 오정희, 박상륭 등 저명한 작가들을 초청해 무료 문학 특강을 개최하고, 미술· 영화·고전문학의 향연·20세기 문제작가 등의 특강을 기획, 중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역의 전문예술강좌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대구작가콜로퀴엄이 그동안 배출한 문인도 적잖다. 김숙자, 김진주, 유가형, 박방희, 강수정, 서담, 김영, 김경윤, 임경림, 안정인, 정성윤, 강태생, 노현수, 이정희, 배민호, 송복련, 오재광, 피귀자, 박미숙, 임창숙, 이호기, 한선향, 박숙희 등이 문예지 신인상이나 각족 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2002년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성대하게 치른 '대구세계문학제를 위한 한국문학인대회'는 작가콜로퀴엄의 역량을 과시한 한 사례였다. 대구세계문학제는 비록 미완성으로 남았지만, 대구에서의 국제문학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보이면서 문단의 주목을 이끈 것은 분명하다.

박재열 (사)대구작가콜로퀴엄 이사장(경북대 교수)은 "올 1월에는 미국대사관의 요청으로 '미국 시인 초청 작가콜로퀴엄'을 성황리에 치렀다"며 "현재 '20세기 문학과 사상' 특강을 기획 중에 있으며, 회원 문집도 연말에 발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콜로퀴엄'이란 원래 라틴어에서 '함께 이야기하다'의 뜻이다. '그룹 토의'를 의미하는 말이다. 대구에서 작가와 학자 그리고 시민들 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학의 새로운 실험정신과 창조정신을 이끌어내려는 문화·예술적인 시도가 그치지 않는 한 대구작가콜로퀴엄은 계속될 것이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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