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향토인들-향우회(23.끝) 달성군

입력 2005-12-19 16:42:48

달성은 과거 달구벌, 달벌, 달불, 달불성 등으로 불렸다. 달구벌 곧 대구의 모태인 셈이다. 이런 달성은 비약적 발전을 꿈꾸고 있다. 앞으로 대구에서 개발할 땅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3읍6면인 달성은 대구로 편입된 이후 그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기도 하다. 달성 사람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달성이라고 해야 할지 대구라고 해야 할지 혼란스런 것이다.

달성에는 의로운 사람이 많았다. 왜병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곽재우 장군이 현풍 출신이고, 을미사변이 발발한 뒤 최초로 의병장이 된 문석봉 선생 역시 현풍 출신이다. 곽 장군의 후손은 지금도 현풍에서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화원읍 본리의 남평 문씨 세거지는 문희갑 전 대구시장으로 인해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 목화를 들여온 문익점 선생의 후손이 대대로 내려오며 모여 살아 세거지(世居地)가 됐다. 문태갑(77) 씨가 고령임에도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달성의 인물을 얘기하면서 박팽년 선생을 빼놓을 수 없다. 순천 박씨로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선생의 자손들이 하빈면 묘리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그래서 '묘골 박씨'로 불린다.

묘골 박씨 가운데 돋보이는 사람은 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그의 5촌 조카인 박종근 국회의원이다. 박 전 의장의 비서 출신인 우태주(57) 대송텍 대표는 경기도의원으로 용인시장을 노리고 있다.

달성 고령 등지에서 자란 40대 이상은 대체로 어린 시절 방 벽에 붙어 있는 1장짜리 달력을 보고 자랐다. 궁핍했던 그 시절 달력을 제공한 사람으로 박준규 전 의장과 성곡(省谷) 김성곤 선생을 기억한다.

방직업을 시작으로 쌍용그룹을 만들었으며 3선 의원으로 공화당의 핵심 인물이었던 성곡은 특유의 코털 사진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아들인 김석원(60) 쌍용양회공업 명예회장이 국회의원이 돼 '부자 의원' 집안에 등록됐다. 김 명예회장은 쌍용그룹이 외환위기로 기운 이후 대외 활동폭을 크게 줄였다. 대신 그의 동생인 김석준(52) 쌍용건설 회장이 쌍용그룹 도약을 향해 맹렬히 뛰고 있다.

김승광(金勝廣·61)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최근 대구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현풍초·중, 대구고, 육사를 나온 그는 3성 장군 출신으로 대구 범어네거리에 대규모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돈을 댔고, 경산 새한 부지 22만 평 개발사업에도 돈을 대도록 했다. 4조7천억 원을 굴린다.

교도소 수인들 친구인 삼중(三中·73) 스님이 달성사람이라면 "어 그래?"라고 할 사람이 많을 듯하다. 자비사 주지인 스님은 어떤 연예인보다 유명했다.

박상하(60)·상희(54) 형제도 달성 사람이다. 박상하 대한정구협회 회장은 한때 대한체육회 회장까지 꿈꿨다. 별칭이 '상하이 박'이다. 박상희 미주금속 회장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법조인 학자 언론인도 많다.수원지검장으로 공직을 끝낸 김재기(51) 변호사는 현대자동차 법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검찰에는 백순현(46) 서울서부지검 부장, 김부식(42)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 조정철(43) 밀양지청장, 최준원(42) 인천지검 형사4부장, 정중책 포항지청 부장, 황순철(39) 법무부 인권과 검사 등이 있다.

법원에는 이병로(57) 서울북부지법 부장, 이원범(40) 서울고법 판사, 김주현(44) 서울서부지법 부장, 배기열(40) 사법연수원 교수 등이 있다. 소장파로 서정원(28) 서울동부지법 판사, 제갈 창(38) 울산지법 판사, 양태경(39) 대전지법 판사, 곽용섭(40) 청주지법 판사, 이용운(36) 서울서부지법 판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로 정형표(55) 법무법인 현무 대표변호사, 전세봉(63) 서태용(34) 김수정(30)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서윤정(36)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백태원(37) 김태훈(33) 법무법인 남산 변호사 등이 있다.

공무원에는 서정석(56) 서울국토관리청장, 김범조(50)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장, 송종호 중소기업청 혁신인사담당관, 김상욱(56) 교육부 특수교육보건과 서기관, 김현수 농림부 유통정책과장, 조인호(46)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장 등이 있다.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이원택(70) 씨가 한국청소년한마음연맹 총재로 있고, 신창호(49)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서울경제연구센터장과 이종규(45) 서울마케팅연구센터장이 고향 선후배이면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달성 출신 언론인으로는 현소환(68) 서울언론재단 이사가 가장 먼저 꼽힌다. YTN 초대사장, 연합뉴스 사장을 지냈다. 이우세 전 서울신문 사장, 김문순(61) 조선일보 상무, 이춘우(45) 부산일보 편집부국장, 손상진(56) KBS 편성기획팀 프로듀서, 김진호(57) 연합뉴스 기사심의실장, 이동근(53) KBS TV제작운영팀장 등이 달성 출신이다.

금융계에선 우리은행이 달성과 인연이 많은 듯하다. 이종휘(56)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박성목(52) 부행장, 백용주(49) 아현동 지점장 등이 달성 출신이다. 보험인에는 박상환(55) 금호생명보험 부사장이 있다.

학계에는 황경식(58) 서울대 철학과 교수, 배우근(53) 한양대 공대 교수를 비롯해 현형환(53) 한국외국어대 환경생명공학부 교수, 조홍구(56) 국민대 공대 교수, 우상배(48) 한국체육대 체육학부 교수, 최정도(59) 충북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상영(46) 부산대 법학과 부교수 등이 활동하고 있다.

경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은 의외로 적다. 이정욱(59) 일진전기 부회장이 한국정보통신기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고, 이재범(55) 대지철강 대표, 김영복(59) 쌍용자원개발 대표 등이 활발하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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